한국정부, 페이스북에 3연패 당했다…“속도 떨어뜨려 이용자에 피해 줬어도 법위반 아냐”
“접속경로 변경, 법 위반 아냐”
대법, 2심 대신 1심 해석 인용
분쟁 5년 9개월 만에 최종 결론
대법원은 “CP가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로의 과다 접속에 따른 다량의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전송·처리하기 위해 접속경로 변경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 결코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B), LG유플러스의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서비스 접속 장애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했다.
방통위 조사 결과 페이스북은 SKT·LG유플러스 이용자들이 KT를 통해 접속하도록 했다. 그러다 별다른 고지도 없이 접속경로를 일방적으로 바꿔 버렸다.
SKT 접속경로를 홍콩으로 우회시킨 것이다. KT와의 계약기간이 충분히 남아 기존 방식대로 접속경로를 유지해도 됐지만 아무 사전 설명도 없이 접속경로를 해외를 통하도록 바꾼 것이다. 뒤이어 LG유플러스 접속경로도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했다.
이후 SKT 이용자의 페이스북 접속 응답속도는 평균 4.5배 느려졌다. LG유플러스는 2.4배 느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SKT·LG유플러스 이용자들은 접속이 안되거나 동영상 재생 등이 어려워졌다. 이들 통신사는 결국 추가 비용을 들여 해외 접속 용량을 증설해야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CP가 인터넷 접속 품질 책임을 부담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또 응답속도가 느려졌더라도 이용자가 체감할 수준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용약관에 서비스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페이스북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1심은 접속경로 변경이 법상 ‘이용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이용제한에 해당하지만 전기통신서비스 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친 정도에 이르지 않아 과징금 처분이 위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용의 제한’은 이용의 시기나 방법, 범위 등에 한도나 한계를 정하여 이용을 못하게 막거나 실질적으로 그에 준하는 정도로 이용을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원심이 제시한 해석 대신 1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원심은 이용제한을 ‘이용 자체는 가능하나 이용에 영향을 미쳐 이용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로 해석했다.
대법원은 “이용자 편의 도모나 이용자의 보호를 이유로 이용의 제한을 ‘이용 자체는 가능하나 이용에 영향을 미쳐 이용에 다소간의 지연이나 불편을 초래하게 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또 “CP의 접속경로 변경은 합리적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영업상 허용되는 범위에 있을 여지가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이 판결은 CP의 접속경로 변경으로 서비스 이용에 지연이나 불편 등이 초래되거나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더라도 이용을 일정 부분 금지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고 이용 자체는 가능했던 점, 2020년 6월경에야 대형 CP에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이 신설된 점 등을 근거로 CP의 접속경로 변경 행위는 원칙적으로 법령상 금지되는 이용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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