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요버스에 소통 요구하는 원신 비행선 떴다
호요버스에 '원신' 관련 소통 개선을 요구하는 유저들의 시위용 비행선이 21일 출항했다.
비행선 시위를 준비해온 총괄 유저는 2000여 명의 유저가 1600만 원을 모금했다고 전했다. 지도부 성격인 총대진에는 10여 명의 유저가 참여하고 있다. 비행선 시위는 4일간 진행된다.
비행선은 본래 오전 11시 출항 예정이었지만 관할 군 부대의 지시로 출항 시간이 예정보다 40분 지연됐다. 운행은 오후 3시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날씨로 인한 배터리 방전으로 조기 종료됐다.
비행선 크기는 가로 길이 기준 SUV 자동차 2대 정도다. 이륙 전 비행선 크기를 직접 확인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컸다. 상공에 있는 비행선을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는 다소 작아보일 수 있지만, 멀리서도 시위 문구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비행선은 서울 마포구 티바트 타워 근처 상공을 순회할 예정이다. 티바트 타워 근처는 건물이 빽빽하게 자리잡은 편이라 오히려 홍대입구역 쯤에서 더욱 잘 보였다. 인근 주민들은 상공에 떠오른 비행선을 보며 사진을 찍거나 무슨 일인지 기자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티바트 타워 카페를 방문한 이용자들 역시 상공의 비행선을 보며 의견을 나눴다. 친구와 방문한 한 이용자는 "비행선이 떠오른 것을 보니 신기했다. 호요버스 측의 소통이 없어서 벌어진 일이다. 조속히 해결됐으면 좋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옆의 친구는 "잘못한 호요버스는 원석을 뿌려라"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트럭에 이어 비행선 시위를 이끈 총대진은 "지난번 트럭 시위가 혐오 발언을 한 일러스트레이터에 대한 것이라면, 이번 비행선 시위는 소통을 거부한 호요버스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호요버스가 유저들의 의견에 대한 명확한 액션을 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실시간 채팅 관련해 호요버스 코리아 관계자는 "실시간 채팅창을 닫은 이유는 이용자들이 방송 자체에 집중하기를 바라서였다. 이러한 조치에 불편을 느꼈을 이용자들에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후로는 실시간 채팅창을 다시 정상적으로 오픈하고, 채팅창을 닫게 될 경우 미리 사전 공지를 통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 호요버스 비행선 시위 총대진 인터뷰
Q. 비행선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는가?
트럭 시위 3일차 쯤에 나왔다. 당시 원신 공식 방송 채팅 차단 사건이 있었고, 유저들 중 한 분이 "비행선 시위라도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냈다. 원래는 트럭 시위 종료 후 총대진이 해산할 예정이었으나 이렇게 비행선 시위로 이어지게 됐다.
Q. 20분 만에 1000만 원 가까이 모금될 만큼 유저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정확히는 40분 만에 모든 모금이 종료됐다. 총대진도 이렇게까지 많은 호응을 받을 줄 몰라서 굉장히 놀랐다. 아무래도 이전 트럭 시위가 투명하게 운영하고 관리됐기 때문에 유저들도 믿고 비행선 시간 모금에 동참해주셨던 것 같다.
Q. 모금 및 시위 진행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었는가?
솔직하게 말하면 모든 상황이 애로사항이었다. 저희가 듣기로는 이번 비행선 시위 자체가 국내 최초 사례다. 집회 신고도 하고, 비행 계획을 세우고 관할 군부대와도 조율할 필요가 있었다.
저희도 일개 유저다보니 처음 겪는 과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유저 분들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총대진도 다들 힘써준 덕분에 비행선이 무사히 이륙할 수 있었다.
Q. 총대진이 생각하는 호요버스 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구체적인 개선 요구안이 있다면?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소통'이다. 호요버스와 유저는 기업과 고객 관계인데, 기업이라면 당연히 고객의 불만에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저희가 소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응답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시위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비행선 문구에 적혀있는 대로 호요버스측이 개선 의지를 보였으면 좋겠다. 많은 것을 바라는게 아니다. 호요버스의 채팅 차단 등이 어떤 사유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설명하고, 솔직하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유저에게 납득시켜주길 바란다.
한국 게임사의 경우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오해가 있다면 해명하고 전수 조사에 착수하는 등 유저들의 요구에 대한 반응을 보였다. 호요버스도 다른 한국 게임사처럼 그러한 액션을 취했다면 트럭 시위도, 비행선 시위도 없었을 것이다.
Q. 시위 문구에 '혐오 표현'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호요버스 측에 어떤 대응을 바라는지?
유저 지적에 다른 게임사들처럼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하고 입장을 표명하길 바란다. 실제로 문제가 있었든 없었든 간에, 최소한 "호요버스는 이 사건에 대해 이러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명확하게 고지해줬으면 좋겠다.
Q. 비행선 시위에도 호요버스 측이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현재로서는 딱히 정해진 계획이 없다. 유저 입장에서 비행선보다 더 큰 액션을 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간담회가 열린다면 응할 의사는 있지만, 사실상 간담회 개최도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트럭 시위는 일러스트레이터의 혐오 발언에 대한 것이었다면, 비행선 시위는 호요버스의 불통을 겨냥한 것이다. 비행선 시위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호요버스는 이 정도 사건에도 반응이 없는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비행선 시위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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