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강남점 '매출 3조' 첫 돌파…정준호號 롯데百 '강남 진격 작전' 속도내나
작년 2.6조 육박 매출 롯데백화점 잠실점 내년 3조 매출 기약
"롯데, 잠실점 비롯해 강남점 '프리미엄 전략'으로 리뉴얼 예고"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2조8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2조6000억원에 육박한 매출을 거둔 롯데백화점 잠실점 중 어느 곳이 먼저 '3조 클럽'에 입성할지, 업계 관심이 쏠렸는데 신세계 강남점이 올해 3조 매출을 먼저 돌파했다.
'국내 최초 3조 클럽 입성'이란 타이틀을 놓친 롯데 잠실점은 내년도 3조 매출 돌파를 목표로 심기일전에 나선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올해 매출이 3조원을 넘어 국내 최초 '3조 클럽'에 입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신세계 측은 "소비 한파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탄탄한 VIP(우수고객)층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갔고, 백화점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2030세대와 엔데믹 이후 외국인 고객 공략에 성공해 3조원의 위업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 3매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를 비롯해 구찌,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가 강남점에서만 패션·화장품·주얼리 등 카테고리별 세분화한 매장을 운영하는 등 강력한 MD 구성이 강점이다. 이에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의 비중은 올해 절반(49.9%)에 달했다.
아울러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 등을 이른바 'MZ 브랜드' 중심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그 결과 올해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이 20~30대에서 나왔다.
또 해외 100여개국 외국인이 신세계 강남점을 찾으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587% 증가했고, 멤버십 가입 외국 고객 역시 372% 늘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결실"이라며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 강남점과 함께 '3조 클럽' 입성이 기대됐던 롯데 잠실점은 내년을 기약한다.
잠실점은 지난해부터 백화점·에비뉴엘·롯데월드몰이 시너지를 내며 약 5만평 규모의 국내 최대 쇼핑타운으로 재탄생해 지난해 2조5982억의 매출을 올렸다.
잠실점이 올해 3조 매출을 돌파하기 위해선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해야 하지만, 올해 성장률은 그에 미치지 못해 '3조 클럽' 입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잠실점은 백화점·에비뉴엘·롯데월드몰의 시너지로 내년도 매출 성장을 꾀해 3조 매출 돌파와 함께 '쇼핑 1번지'로 입지를 공고히한다는 계획이다.
잠실점은 롯데월드몰을 MZ들의 성지로 구축한다. 올해만 해도 MZ세대들을 줄세우는 국내 최초 플래그십 매장, F&B 매장, 아트리움 광장에서 펼쳐지는 체험형 초대형 팝업 등을 대거 선보였다.
공격적인 콘텐츠 확충에 힘입어 잠실점의 1~11월까지 2030세대 매출 신장률은 20%에 달했다.
에비뉴엘은 '고급화 전략'을 가속화한다. 에비뉴엘은 3대 럭셔리 브랜드인 '에루샤'와 롤렉스 매장이 나란히 1층에 위치해 있다.
3월에는 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인 '더 크라운'을 지하 1층에 열고, 보테가 베네타를 시작으로 루이비통·끌로에·IWC·티파니 등 최고급 브랜드의 상품을 선보이며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스시이세이, 목탄장, 떼레노 서울 등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잇달아 유치해 차별화한 프리미엄 미식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고급화 전략으로 올해 에비뉴엘 잠실점은 단일 명품관 기준 국내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본관도 에비뉴엘과 마찬가지로 '고급화 전략'을 기반으로 내년도 리뉴얼에 나선다.
이 같은 '고급화 전략'은 지난 6일 단행된 롯데그룹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소비심리 악화에도 롯데백화점만의 고급화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한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본점의 경우 '고급화 전략'에 따른 리뉴얼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2조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본점은 지난 2021년 남성해외 패션 전문관 개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여성·식품·뷰티 상품군을 차례로 리뉴얼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뿐 아니라 올해 본점이 2조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면서 국내 유일 2조 점포 매출 2개를 갖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내년에도 정 대표의 지휘 아래, 잠실점을 비롯해 본점·강남점 등 핵심 상권에 있는 8개의 주요 점포를 '고급화 전략'에 따라 리뉴얼해 상권별 '쇼핑 1번지' 점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잠실점 본관과 강남점 리뉴얼을 통해 '강남 진격 프로젝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들 점포 모두 소비력 높은 VIP 회원 유치를 위한 고급화 전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롯데백화점 잠실점·강남점은 신세계 강남점과 강남 상권 집객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백화점 측은 "내년 잠실점 3조 매출 돌파와 함께 명실공히 국내 '쇼핑 1번지'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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