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죽어서 속상해?” 박제·저격..★들의 악플 응수법[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대중들에게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그런만큼 과도하게 선을 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비판을 넘어 과도하게 비난하거나, 거짓 루머까지 유포하는 ‘악플러’의 존재는 사라져야 할 사회악으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등의 발달로 스타들에 대한 악성 게시글 역시 이전보다 빠르게 퍼져나가 더 큰 피해를 낳고 있다. 이에 소속사들은 회사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하거나 팬들의 제보를 통해 신속히 법적 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스타들이 자신을 향한 악플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속 시원하게 맞대응하는 일도 늘어났다.
배우 정유미는 지난달 진행된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잠’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그는 소셜 계정을 통해 팬들의 질문에 답변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던 중 한 누리꾼은 “여우주연상 받은 거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냐. 시청자 입장에선 정말 황당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정유미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불만을 품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메시지에 정유미는 “시청자들요?”라고 반문했다. 기분 나쁠 법한 악의적인 메시지에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공개적으로 ‘박제’하는 그의 의연한 대처에 많은 이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에 앞서 전소민은 “제발 ‘런닝맨’에서 나가라”라는 해외 팬의 악플을 댓글 창 최상단에 고정시켜두며 '공개 처형'했다. 그는 2017년 양세찬과 함께 ‘런닝맨’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지만, 6년동안 ‘런닝맨’ 하차를 종용하는 악플에 시달려왔다. 그러던 중 지난달 12일 방송을 끝으로 전소민이 하차했고, “악플 때문에 하차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유재석은 “그건 아니”라며 “왜 피해자가 일자리를 잃어야 하냐. 악플에 상처받았다면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배우 박소담은 지속적으로 외모 비하와 악담을 퍼붓는 악성 DM을 캡처해 자신의 소셜 계정에 공유했다. 이와 함께 “안녕하세요. 새해부터 직접 제 인스타그램에 찾아와 주시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활발한 활동 하겠습니다. 원본은 저장해 둘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습니다”라고 차분히 대응했다.
그런가 하면 홍석천은 여러 차례 악플이나 DM을 캡처해 공유하며 공개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는 “답을 안 하거나 늦으면 서운하다고 위선이냐, 방송 이미지냐 따지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내가 왜 모든 사람의 문자에 답을 해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 착하게 굴어야 하며, 그렇게 안 했을 때는 악플과 협박성 문자를 또 받아내야 하냐”고 반문했다.
또 지난해에는 배구 선수 김인혁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자 “커밍아웃하고 22년 동안 수많은 악플을 견뎌왔는데 이젠 나도좀 할 말은 해야겠다. 악플러들 니들은 살인자야. 니들 손 끝에서 시작된 칼날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지 난 분명히 기억할거다. 악플방지법이든 차별금지법이든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고 맘껏 손가락질 해도 되는 건 아니다. 그 칼날이 니들 자신을 찌르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방송인 곽정은은 MBC ‘세치혀’를 통해 자신을 향한 악플을 공개했다. 그는 육두문자가 적힌 메시지를 보여주며 “연예계 생활을 해오면서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저를 알지 못하면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았다”며 “죽일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걸 받았을 때는 일주일 동안 집 안에서 덜덜 떤 적도 있었다. 이혼한 주제에 연애 코치를 왜 하냐는 이야기도 많았다. 얼굴을 갈아엎은 주제에 왜 예쁜척을 하냐는 악플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 ‘역겨운 말장난 좀 작작하고 사세요’라는 악플을 공개하며 “저 DM에 ‘저에게 이런걸 보내시면 본인에게 상처가 된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랬더니 그분도 답을 했다. 그 답을 보니 나에게 악플을 보내고 있는 사람도 그냥 생활하는 사람들이더라. 가시를 가시로 대응하지 말고 가시를 잘 넣어주는 칼집 같은 내가 되자고 생각했다. 나도 고통을 내려놓자고 다짐했다. 악플로 상처받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악플의 실상을 알고 나면 해방된다. 그 사람 입에서 나온 말은 그 사람 것. 내것이 아니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어 개그맨 김영희는 소셜 계정을 통해 악플러들을 향한 쓴소리를 전했다. 그는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말이 있다. X소리다”라며 “키보드로 쓴 악플이 키보드로 두드려 맞는 것보다 아프다. 누군가에게 손가락질하기엔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다. 한 번 사는 인생 굳이 애써서 나쁘게만 뾰족하게만 보지 말고 둥글게 좋게 좋게 살아요 우리”라고 말했다.
김기수는 자신을 괴롭히는 특정 악성 유튜버들을 공개 저격했다. 그는 “이들이 하는 짓이 집단 사이버폭력이 아니면 뭐냐. 이들이 내 인생 망치겠다고 한지 벌써 2년이 넘고 있다. 2년 넘게 홈쇼핑, 뷰티 관련 업무, 협찬, 공구 방송까지 다 끊어놓고 있는 게 저들인데 내 인성 때문에 일이 없는 거라고 그런다. 머리도 좋게 사람 농락하고 죽이려 들고 있다. 저격 영상 한편에 사람이 죽어 나가는 세상에 참고 참고 또 참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편의 저격 영상을 받고있다. 그것도 2년 넘게. 요즘에는 SNS 한 글자에 무너지는 게 사람이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악물고 버티는 건 저들이 단순 악플이 아니라 사이버 폭력집단이 맞다는 걸 보여드리고자 버텼다. 전 오늘도 숨도 안쉬어지는 가쁜호흡 참으며 24시간 일하고 있다. 덕분에 일한 만큼 돌아오는 건 없어도 그들이 앗아가지 못하게 버티고 있다. 내가 죽으면 박수 칠 그들이 눈에 보여서. 이제 사람들도 알 거라고 믿어 난. 내가 안 죽어서 속상하지? 여지껏, 단순히 연예인 악플이니까 쉽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 분명한 건 내 목숨줄 가지고 노는 사람들인 걸 알아 주셨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악의를 가진 이들의 원색적인 비난은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를 방출하는 도구로 악플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악플러들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은 스타들은 상처 입고, 힘들어하다 끝내 극단적인 상황까지 내몰리기도 한다. 당사자들이 웃어넘긴다고 해도, 악플이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살인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악플러들의 처벌이 강화돼 악플이 근절된 세상이 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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