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가 연기 호흡을 맞춘 영화 ‘괴물’과 관련, “힘들었지만 고레에다 감독님과 스태프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
일본의 두 아역배우는 21일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괴물’의 기자간담회에서 “LGBT(성소수자) 전문가 선생님을 모셔서 강의를 들었다. 선생님께 LGBT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배웠다. 또한 실제로 LGBT인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다”라며 성소수자를 연기할 수 있었던 노력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두 사람은 전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해 1박2일 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수입 ㈜미디어캐슬, 배급 NEW)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 무기노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 무기노 사오리(안도 사쿠라)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로 지난달 29일 국내 개봉했다.
쿠로카와 소야는 아빠의 사망 이후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내적갈등을 겪는 무기노 미나토를 연기했다.
이날 쿠로카와 소야는 “저는 미나토가 신경 쓰는 게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래도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라고 봤다”고 캐릭터 무기노 미나토를 해석한 과정을 설명했다.
쿠로카와는 그러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현장은 저를 아이가 아닌, 배우로 대하는 곳이었다. 많은 분들이 좋은 얘기를 해주셔서 자극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자신의 연기에 대해 “저는 모든 장면마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감독님께 ‘저 한 번만 더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물어봤을 정도였다.(웃음) 엄청난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후회가 없는 작품이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출연작에 대해 “저는 연기를 마치고나서 했었던 것에 대해 떠오르지 않더라. 그래서 ‘괴물’에서 어떻게 했었는지 별로 기억이 안 난다. 촬영 당시 온도와 바람 등을 느끼면서 연기에 임했다”라고 회상했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학폭 피해자 호시카와 요리 역을 맡았다. 무기토 미나토와 호시카와 요리는 초등학교 5학년 같은 반 학생들로, 서로에게 애정을 느껴 점차 가까워진다. 두 학생의 담임교사 호리 역할은 배우 나가야마 에이타가 맡았다.
이날 히아라기 히나타는 “저는 요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 사람으로 여겼다. 그래서 붕 뜬 느낌으로 연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캐릭터 분석 과정을 들려줬다.
이어 히아라기 히나타는 “저도 제 연기를 보고 굉장히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어쩌면 셀 수 없는 아쉬움”이라고 자신의 연기를 자평했다.
그러나 쿠로카와 소야는 히아라기 히나타의 연기력을 극찬해 훈훈함을 안겼다. “히아라기 히나타는 요리 그 자체다. 처음 봤을 때부터 요리 같아서 ‘요리’라고 불렀다”고 칭찬했다.
두 배우는 영화 속 ‘괴물’에 관한 생각도 털어놨다. 먼저 쿠로카와 소야는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어른은, 이런 표현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현장에 있는 어른 모두였다. 감독님, 현장 스태프 모두가 저에게 자극을 주셔서 대단한 괴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분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저를 친구처럼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히아라기 히나타도 “저도 모든 분들이 엄청난 괴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화답하며 “저는 가능하다면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쿠로카와 소야도 역시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해서 가능하다면 계속 하고 싶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달 29일 국내 개봉한 ‘괴물’은 누적 관객 31만 1578명(20일 기준・영진위 제공)을 기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국내 개봉 일본영화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쿠로카와 소야는 “더 많은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촬영했을 때와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 굉장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가 출연했지만 마치 출연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완성본에 감탄했음을 알렸다.
히아라기 히나타는 “저도 이 영화를 봤을 때 '내가 한 게 맞나?' 놀란 부분이 있었다. 감독님, 쿠로타와 소야와 촬영한 것이 드디어 완성됐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라고 홀가분한 심경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