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하지 못한 '19살 신예 세터'에 당한 '세계적 명장', 넌 누구냐? 표정관리 실패 [유진형의 현장 1mm]

유진형 기자 2023. 12. 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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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빠져나가며 김사랑에게 눈에 떼지 못한 아본단자 감독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세계적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제대로 당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1996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 불가리아, 캐나다, 그리스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 라비타 바쿠(아제르바이잔),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등 세계적인 팀을 이끌고 우승 경험까지 한 유럽 리그에서 활약한 최정상급 감독이다.

지난 시즌 막판 흥국생명 감독 대행으로 V리그를 경험한 뒤 올 시즌 팀을 더욱더 강력하게 만들며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신예 세터에게 제대로 당했다.

2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는 1, 2위 팀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현대건설에 변수가 생겼다. 주전 세터 김다인이 독감으로 격리 치료를 받으며 이날 경기에 결장하게 됐고, 프로 2년 차 열아홉 살 세터 김사랑이 중책을 맡은 것이다. 2022~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김사랑은 지난 시즌 7경기, 이번 시즌 4경기에 교체로 코트를 밟은 게 전부였다. 이날 경기가 그녀의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출전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배구에서 세터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주전 세터의 결장은 현대건설의 악재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김사랑은 히든카드였다. 그녀는 1세트 중반을 제외하곤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김사랑은 기교를 부리며 빠르고 화려한 플레이를 하지 않았지만 미들 블로커에 연결하는 속공 토스가 좋았다. 안정적인 토스로 양효진과 호흡을 맞추며 공격을 지휘했다. 그녀의 토스에 강성형 감독은 물론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도 놀란 표정이었다. 

김사랑은 신인답지 않게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했다. 김사랑의 토스를 받은 모마는 24득점, 양효진은 15득점, 위파위가 14득점을 올렸다. 결국 현대건설은 세트스코어 3-1(23-25, 25-23, 25-16, 25-20)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패를 당한 아본단자 감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코트를 빠져나가며 계속해서 김사랑을 쳐다봤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카드에 당했다는 표정이었다. 실제로 아본단자 감독은 "상대 주전 세터(김다인)가 빠졌는데 왜 이런 경기를 했는지 알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 승리한 현대건설은 승점 40(13승 4패)을 기록, 2위 흥국생명(승점 36)과의 격차를 벌렸다. 9연승의 신바람을 탄 현대건설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코트를 빠져나가며 김사랑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아본단자 감독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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