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SVB사태로 위축된 유동성, 회복에 17일 걸려”

2023. 12. 2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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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대내외 충격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국채금리 등락폭이 커지는 경우가 빈번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BOK이슈노트-고빈도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한 국고채 시장의 시장기능저하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주요국 국고채 시장에서 단기간 동안 시장 유동성이 위축되거나 가격이 급변동하는 '시장기능저하 이벤트'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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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이슈노트 '국고채 시장의 시장기능저하 모니터링'
팬데믹 선언 땐 유동성 급격히 악화되기도
시장기능저하, 금융시장 전반과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종 거시경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기능저하가 빈번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달러/원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대내외 충격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국채금리 등락폭이 커지는 경우가 빈번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BOK이슈노트-고빈도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한 국고채 시장의 시장기능저하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주요국 국고채 시장에서 단기간 동안 시장 유동성이 위축되거나 가격이 급변동하는 ‘시장기능저하 이벤트’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장기능저하란 시장 매커니즘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행태 변화로 시장 기능이 평상시보다 저하되는 현상을 뜻한다.

이민영 한은 디지털신기술팀 과장은 “갑작스러운 유동성 악화 또는 가격 변동성 확대는 금융시장 전반과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시장기능저하 발생 원인 및 전개 양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 3월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기조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가 낮아진 가운데, 유동성 악화와 함께 일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바 있다.

보고서는 대용량 빅데이터인 고빈도 호가·체결 데이터를 이용해 비유동성, 변동성, 시장전위 등 시장 모니터링 지수를 시산하고 분석했다. 시장전위란 시장에서 현물과 선물 간의 가격 차이가 기존과 달라 거래 수요가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주로 금융위기와 같은 시장 제약이 높은 상황에서 발생한다.

또한 보고서는 시장기능저하 상황에서 시장 유동성, 변동성 등 시장 모니터링 지수를 점검하고자 유동성이 악화되고 변동성이 확대됐던 과거 시장기능저하 이벤트에 대해 일중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그 결과 시장 유동성 악화는 대체로 변동성 확대와 함께 발생하며, 국고채 시장과 관련된 예상치 못한 뉴스가 보도될 경우 시장 유동성 악화가 변동성 확대를 앞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은행 제공]

이 과장은 또 “시장 유동성이 크게 악화될 경우 더디게 회복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됐고, 이 경우 대체로 평상시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며 “2020년 3월11일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현금쏠림수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계량분석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시장전위 확대가 유동성 악화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점을 발견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돈의 흐름이 막히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이 과장은 “대용량 빅데이터인 고빈도 호가·체결 데이터를 이용해 시장 유동성, 시장전위와 같은 지수를 실시간 산출, 모니터링함으로써 갑작스러운 가격 변동성 확대와 같은 시장 움직임을 빠르게 포착하고 대응의 적시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주요국 금융·외환시장에서 시장기능저하 발생이 빈번해지면서 일중 시장상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및 분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국도 채권·외환시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외국인 거래 증가·알고리즘 거래기술 발전 등 국고채 시장 관련 불확실성에 대응해 관련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 과장은 “(본 연구가) 향후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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