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 가입자 느는데…장애인·고령자 불편 여전
금융 분야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바일뱅킹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과 고령자들에게는 접근이 쉽지 않아 개선이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8개 은행 모바일뱅킹의 장애인‧고령자 앱(애플리케이션) 접근성과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2022년 모바일 앱 접근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앱의 경우, 총 18개 검사항목 중에서 '대체 텍스트 ' '자막·수화' 등 7개 항목의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특히 시각장애인용 화면낭독기 사용 시 입출금 내역, 이자율 등을 잘못 안내하거나, 동영상에 자막·수화가 제공되지 않아 청각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콘텐츠(텍스트·이미지 등)와 배경의 명도 차이가 국가 표준(3:1)보다 적어 노안, 저시력자는 내용을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하나의 앱을 통해 모든 은행의 거래 내역 확인 및 이체가 가능한 오픈뱅킹 서비스와 개인의 금융정보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가입보다 해지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 시에는 원하는 자산을 일괄 선택할 수 있지만, 해지 시에는 개별 선택만 가능해 오픈뱅킹의 62.5%(8개 은행 중 5개), 마이데이터의 60.0%(5개 은행 중 3개)가 가입보다 해지가 더 어려웠다.
오픈뱅킹의 경우 75.0%(8개 은행 중 6개)는 가입 시 소비자가 등록을 원하지 않는 금융사의 약관에도 동의해야만 가입이 가능한 구조였다.
이 밖에도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과도한 개인 신용정보 수집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 전 주의사항을 안내해야 하지만 5개 중 3개 은행은 이를 화면 하단에 배치해 소비자가 인식하기 쉽지 않았다.
65세 이상 고령 금융 소비자(310명)에게 모바일뱅킹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가장 우려하는 사항으로 '보안문제'가 꼽혔다.
이들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보이스피싱'과 같은 전자금융 사기 등에 대한 불안이 모바일뱅킹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사항이라고 응답했다.
또 서비스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안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가 가장 높은 공감(4.51점, 5점 만점 기준)을 보이기도 했다.
소비자원은 "조사대상 8개 은행에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고령자,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모바일뱅킹 앱 접근성 강화를 비롯해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자 편의성 제고, 고객 신용정보 보호 강화 등을 권고하겠다"고 전했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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