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수→KS 우승→50억 계약’ FA 임찬규, 왜 옵션 50% 가까운 계약에 합의했을까
[OSEN=한용섭 기자] '50억' 대박 계약이다. 그런데 옵션이 절반에 가까운 48%다. 이례적인 계약이다.
LG 트윈스는 21일 "프리에인전트(FA) 임찬규 선수와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각종 행사와 일정으로 바빴던 LG의 올 겨울 FA 계약 1호다. 앞으로 함덕주, 김민성, 오지환(6년 124억원 합의)과 계약이 남아 있다.
임찬규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1시즌 동안 LG의 유니폼을 입고 통산 298경기(1075⅔이닝) 65승 72패 8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2023시즌에는 중간 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팀이 어려운 시기에 선발로 자리를 잡아주었고, 14승으로 리그 국내 투수 중 최다승(전체 3위)을 기록했다.
LG 구단은 "임찬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꼭 필요한 선수이다. 긍정적인 영향으로 팀의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며 팀이 통합우승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본인 성적 뿐 아니라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다"고 밝혔다.
임찬규의 계약은 최대 50억 원이다. 그런데 옵션이 24억 원으로 총액 비중이 48%나 된다. 계약금과 연봉으로 26억 원만 보장받는다. 24억 원은 4년간 성적에 따라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결정될 것이다.
임찬규의 올해 성적은 뛰어나다. 30경기(26선발)에 등판해 144⅔이닝을 던지며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다승 3위(14승), 승률 2위(.824)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다. 롱릴리프 보직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말부터 선발 투수로 로테이션을 돌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런데 지난 2년간은 부진했다. 임찬규는 2021년 17경기(90⅔이닝)에서 1승 8패 평균자책점 3.87에 그쳤고, 2022년에는 23경기(103⅔이닝)에서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으나 포기하고, FA 재수를 선택했다.
그 선택은 좋은 결과를 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경험 많은 임찬규는 롱릴리프 보직으로 시작했다. 염경엽 감독은 팀의 미래까지 생각하며 토종 선발진(3~5선발)은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 등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에게 맡겼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젊은 선발들이 부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임찬규가 선발 투수로 복귀했다. 임찬규는 커리어 하이 성적을 내면서 통합 우승에 기여했고, FA 대박 계약으로 보상받았다.
FA 계약은 대체로 최근까지 성적에 대한 보상과 앞으로 미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로 금액이 결정된다. 임찬규는 11시즌 동안 통산 3차례 10승을 기록했다. 2018년 11승(11패, 146⅔이닝), 2020년 10승(9패, 147⅔이닝) 그리고 올해 14승(3패, 144⅔이닝)이다. 규정 이닝도 이 때 3번 달성했다.
선발 투수로 계속해서 뛴다면, 규정 이닝에 가까운 이닝 소화력이 중요하다. 승수 보다는 부상과 부진 없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것이 첫 번째다. LG는 임찬규가 올해 성적처럼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며, 안전 장치로 옵션 비중을 늘렸다.
임찬규는 FA 계약을 앞두고 “딱! 빡! 끝! 이라는 마음으로 계약을 끝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마음에 드는 제시안을 받는다면,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당초 지난 11일까지 3차례 만남까지는 구단과 선수측의 생각이 많이 달랐다. 그러나 일주일 사이 서로의 의견을 좁혀갔다. 계약 총액은 크지만, 옵션 비중이 많아 선수와 구단 모두 서로의 의견이 반영된 계약이 됐다. 옵션은 선수가 부담을 느낄 정도로 어려운 조건은 아닌,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두면 달성 가능한 조건으로 합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을 마친 임찬규는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 트윈스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팬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계약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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