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사 조절 활용해 난치성 위암 치료 물질 개발

한국생명공학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공동연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21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활용해 난치성 위암의 새로운 치료 물질을 개발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지난 2020년 전체 암 발생 건수 중 4위(10.8%)에 달했으나 수술이 아닌 약물로 치료하기가 어려웠다. 진행성 위암은 쉽게 전이되는 특성이 있고,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가지며 재발하기 때문이다.

최근 페로토시스(Ferroptosis)가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여러 난치성 암을 사멸시키는 새로운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페로토시스는 세포 안에 철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세포가 죽음을 맞는 과정을 뜻한다.

연구팀은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400종의 대사 약물을 혼합해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그 결과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포스포라이페이스A2(인지질 가수분해효소 A2) 억제제의 조합이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여러 암을 효과적으로 사멸시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페로토시스 유도제 RSL3와 다라플라딥을 함께 사용했을 때 탁월한 사멸 효과가 나타났다. 다라플라딥은 혈관에 지방질이 들러붙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동맥경화증 치료제로 개발되다가 중단된 신약후보 물질이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한백수 책임연구원과 이은우 선임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황금숙 책임연구원이 참여했다.

이은우 선임연구원은 “세포의 지방질 재편성 경로를 밝혀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며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임상 3상에서 실패한 다라플라딥과 같이 이미 허가받지 못한 후보물질을 재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황금숙 책임연구원은 “암세포의 빠른 지질 재편성 경로 규명에 활용된 질량분석기 기반의 지질체 분석·대사 추적 신기술은 앞으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9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3),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3-41462-9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