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오타니 연봉 지급 유예 조건으로 1조원 넘게 이득”

LA타임스, 오타니 계약 분석… “구단에 엄청난 횡재”
오타니 “지금 적게 받아도 구단 재정 유연해지면 괜찮아”

일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 도중 마크 월터 구단주(왼쪽),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 LA다저스를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간판스타이자 일본의 대표적인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29)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초대형 계약을 맺은 가운데, 연봉 총액 대부분을 10년 뒤부터 받기로 한 조건이 구단 측에 엄청난 이득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매체 LA타임스(LAT)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10억 달러 이득, 오타니 쇼헤이의 계약이 어떻게 다저스를 MLB 금융 왕으로 만들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LA다저스가 이번 계약으로 얻는 재정적 이익을 파헤쳤다. LAT는 오타니가 전체 계약 금액 7억 달러(9100억원)의 97%에 해당하는 6억8000만 달러(8900억원)를 10년 뒤부터 받기로 한 계약 조건이 구단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조건이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을, 장기적으로는 재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LAT는 구단이 오타니에게 넘기지 않고 보유하는 6억8000만 달러를 자본시장에 투자하면 연 10% 복리를 가정할 때 10년 뒤 약 17억 달러(2조2000억원)로 불어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이 약 10%라고 덧붙였다. 또 구단이 오타니를 앞세워 얻는 마케팅·광고 수익은 연 5000만 달러(652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일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모리 에런 MCA 파이낸셜그룹 설립자 겸 회장은 “이번 계약은 다저스에 재정적 횡재가 됐다”며 “그들은 이번 계약으로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가 미래 화폐가치 하락을 고려해 계산한 오타니 몸값은 4억6000만 달러(6000억원)인데, 에런 회장은 오타니가 포기해야 하는 투자 수익을 고려하면 실제 가치가 2억3300만 달러(3000억원)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런 회장은 “이 정도가 현재 가치 기준으로 오타니가 받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며 “(받은 돈을) 재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가 감수하는 기회비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다저스의 연봉 상한제와 사치세 지출 등 각종 문제를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는 이달 14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연봉 수령 유예 조건에 대해 “대형 계약엔 늘 붙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내가 지금은 조금 적게 받더라도 구단의 재정 문제가 유연해진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도 오타니의 계약에 대해 “내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놀라운, 사심이 없는 행동이며 승리에 대한 의지이기도 하다”며 “그는 현재 가치의 인플레이션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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