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논평] 폭력으로부터의 탈출 - 조주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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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에서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일생은 비폭력적이었습니다.
교회 안에 일어나는 폭력 사건이 심심찮게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신 공동체라면 교회는 폭력을 거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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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에서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들이 아기 예수님과 함께 애굽으로 피신한 사건입니다.
물론 주의 사자가 현몽했고 구약에서 예언한 바 있기는 하지만 아주 특이한 사건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셨는데,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한 헤롯에게 폭력으로 저항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피신하는 쪽을 택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일생은 비폭력적이었습니다. 십자가가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대림절을 보내면서 교회가 폭력에 대하여 재고해야 할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매우 발달한 그리고 민주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그것과는 달리 커다란 어두움을 안은 채 살아갑니다.
그것은 바로 폭력입니다. 폭력이 우리 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확대되었고 전 분야에 걸쳐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며 준비해야 하는 학교마저도 폭력으로 물들고 말았습니다.
학교 안에 신체 폭력,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성폭력, 금품갈취, 따돌림, 강요 등 수많은 종류 의 폭력이 학교 사회를 피폐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면 교회는 예외일까요? 최근에 대한성공회 교단이 "안전한 교회, 가이드 라인"이라는 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이 책자를 발간한 이유를 정기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지역교회와 복지기관 안에서의 학대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교회를 만들어 가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든 교단이 가진 숙제이기도 합니다.
교회 안에 일어나는 폭력 사건이 심심찮게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교회 안에조차 각종 폭력이 행해지고 있다는 점은 교회를 더욱 부끄럽게 합니다. 우려스러운 점은 폭력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서 나타나는 폭력입니다.
어쩌면 폭력은 우리 삶의 일상으로 들어와서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분명히 해 두어야 할 것은 우리 일상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폭력이 행해질 가능성입니다.
설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어떤 대형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 순서를 맡은 분들의 언어가 참 불편한 적이 있었습니다. 일반적 기준으로 보아도 매우 폭력적인 언어들이 여과 없이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목회자로서 매우 거북했습니다. 제 언어 안에도 그런 폭력적인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신 공동체라면 교회는 폭력을 거부해야 합니다. 어떤 이유로든지 거부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폭력을 거부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래야 합니다. 폭력을 멈출 줄 알아야 교회다움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우선은 우리 일상의 폭력을 걷어 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폭력을 멈추는 것이 우리 사명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나아가 문제가 해결하려 할 때 폭력이 아닌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지혜를 갖추어야 합니다.
대림절,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계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가 모두 선언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 아닐까요? 폭력으로부터 탈출입니다. '폭력 멈춤', 이 네 자를 우리 가슴에 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
[조주희 목사 / 성암교회, 기윤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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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요셉 기자 alethei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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