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위암' 치료물질 개발…지방대사 조절 기전 활용

생명연·기초과학지원연 공동 연구팀

페로토시스 유도제(RSL3)와 다라플라딥(포스포라이페이스 A2)를 함께 사용했을 때의 위암 세포사멸 효과. (생명연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지방 대사 조절 기전을 활용해 난치성 위암 치료의 새로운 해법 제시했다.

이는 항암 내성 위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성 암 치료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은우‧한백수 박사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황금숙 박사 공동 연구팀은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활용해 난치성 위암의 새로운 치료 물질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위암은 약물로 치료하기 어려워 수술이 우선시 되고 있으며, 위의 점막하층을 지나 근육층 이상을 뚫고 들어간 진행성 위암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페로토시스가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여러 난치성 암을 사멸시키는 새로운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페로토시스는 세포 내 철분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방질이 활성산소에 의해 과산화 돼 세포 내 물질에 영향을 미치고, 세포막과 미토콘드리아에 손상을 입혀 세포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에 연구팀은 탁월한 세포사멸에 기전을 가진 페로토시스를 항암치료제로 이용하기 위해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403개의 대사 약물을 혼합하며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페로토시스 유도제와 포스포라이페이스 A2억제제의 조합이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여러 암을 효과적으로 사멸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페로토시스 유도제 RSL3와 다라플라딥을 함께 사용했을 때 탁월한 사멸 효과가 나타났다.

다라플라딥은 혈관에 지방질이 달라붙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동맥경화증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가 중단된 신약후보 물질이다.

이은우 박사는 “출연연 간 협력 연구를 통해 세포의 지방질 재편성 경로를 밝혀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며 "특히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임상 3상에서 실패한 다라플라딥과 같이 이미 허가받지 못한 후보물질을 재창출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황금숙 박사는 ”암세포의 빠른 지질 재편성 경로 규명에 활용된 질량분석기 기반의 지질체 분석 및 대사추적 신기술은 앞으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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