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다를 줄 알았는데…'10연패' 페퍼, 탈출구가 안 보인다

권혁준 기자 2023. 12. 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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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올 시즌은 다를 줄 알았다.

아직 앞선 두 시즌의 연패 숫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올 시즌 역시 10연패를 기록하며 압도적 꼴찌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페퍼저축은행으로선 너무도 뼈아프다.

지난 두 시즌의 경우 사실 다른 팀들과의 전력 차가 워낙 컸다.

오프시즌 야심차게 전력보강을 하며 다른 팀들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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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박정아·외인 야스민 영입에 기대 모았으나 압도적 꼴찌
공격력 좋아졌지만 리시브는 최하위…최근엔 야스민마저 부상
페퍼저축은행 선수들. (KOVO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분명 올 시즌은 다를 줄 알았다. 실제 팀 전력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번에도'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성적을 내고 있다. 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의 이야기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9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0-3(21-25 23-25 19-25)으로 패했다.

이로써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창단 첫 시즌이던 2021-22시즌 17연패, 2022-23시즌 20연패(전 시즌 3패 포함)에 이어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연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아직 앞선 두 시즌의 연패 숫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올 시즌 역시 10연패를 기록하며 압도적 꼴찌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페퍼저축은행으로선 너무도 뼈아프다.

지난 두 시즌의 경우 사실 다른 팀들과의 전력 차가 워낙 컸다. 연전 연패를 해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앞선 두 시즌과는 달랐다. 오프시즌 야심차게 전력보강을 하며 다른 팀들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평을 받았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들. /뉴스1 DB ⓒ News1 장수영 기자

페퍼저축은행은 FA 최대어 박정아를 영입했고, 외국인선수로는 현대건설의 우승을 함께 하며 기량이 검증된 야스민 베다르트를 지명했다. 박정아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보호선수에 묶지 않았던 세터 이고은도 지명권 등을 주고 다시 데려왔고, 리베로 오지영과 캡틴 이한비와도 FA 재계약을 했다.

즉시전력감을 붙잡으며 당장의 성적을 내보겠다는 의지였다.

시즌 초반만해도 다른 모습이었다. 개막 17연패를 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2번째 경기만에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첫 승을 거뒀고, 이후 4연패를 했지만 다시 GS칼텍스를 잡고 7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연패가 길어지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페퍼저축은행에겐 유의미한 변화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내리 10경기를 내줬는데, 분위기를 전혀 반전하지 못하고 있다. 1일 흥국생명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인 것을 제외하고는 승점 1점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선 모두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페퍼저축은행 박정아. (KOVO 제공)

박정아와 야스민이 이끄는 공격력은 확실히 좋아졌지만 수비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리시브 효율이 29.91%로 7개 구단 중 최하위이며, 30%가 되지 않는 유일한 팀이다. 수비 성공도 세트당 24.769개로 최하위, 디그 개수도 세트당 18.369개로 6위다. 리시브가 불안하니 좋은 공격력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수비 불안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박정아는 언제나 수비력이 약점인 선수로 꼽혀왔고, 기존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인 이한비 역시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국가대표 출신의 리베로 오지영이 홀로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에 지난 시즌까지 주전으로 뛰던 미들블로커 최가은이 이고은 트레이드 때 이적하면서 블로킹 라인에도 공백이 생겼다. 수비 지표가 더 하락한 요인 중 하나다.

최근엔 주포 야스민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야스민의 부상 정도 등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그는 현대건설 시절에도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다. 만일 또 다시 허리 문제가 재발한 것이라면, 페퍼저축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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