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환전' 불법 홀덤펍 도박장 운영…149명 무더기 검거

경찰이 온라인환전소를 이용해 170억여원 규모의 불법 홀덤펍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 149명을 검거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도박장소개설 및 도박 등 혐의로 홀덤펍 19곳의 업주와 딜러 등 운영진 84명과 이용자 65명 등 149명을 입건하고 이 중 홀덤펍 업주 30대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3년간 홀덤펍 매장에서 직접 환전하거나 온라인환전소를 이용해 환전하는 방법으로 177억원 규모의 불법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적발한 홀덤펍들은 손님이 업주에게 칩을 구매해 도박한 뒤 휴대전화 온라인환전소 애플리케이션(앱)에 가입, 칩을 포인트로 정산받아 계좌로 환전받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온라인환전소 1곳이 전국에 있는 홀덤펍과 가맹을 맺을 수 있어 범죄확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유학 뒤 국내에 들어온 컴퓨터 프로그램개발 전문가 40대 A씨는 홀덤펍에서 칩을 직접 환전할 경우 단속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인천 서구에 있는 한 홀덤펍 업주와 앱을 개발, 온라인환전소를 운영하기로 공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지난 6월부터 9월 사이 전국에 있는 홀덤펍을 대상으로 가맹점을 급속히 늘렸다.

온라인환전소 첩보를 입수한 서부서는 계좌분석과 현장단속, 앱 개발자 컴퓨터 디지털증거분석 등의 기획수사에 돌입, 온라인환전소를 즉시 폐쇄하고 이를 통해 환전한 홀덤펍 16곳과 매장에서 직접 환전한 3곳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1곳은 조직폭력배가 운영한 곳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홀덤펍을 이용한 상습도박자 중 1명은 대기업에 다니며 3달간 5천800만원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온라인환전소 및 불법도박장을 운영한 홀덤펍 운영자 검거와 더불어 운영자, 동업자 등 29명의 범죄수익도 분석해 이들의 예금채권과 아파트 등 부동산, 외제차량 등 37억원을 몰수·추징보전했다.

이 밖에 도박자 중 청소년 4명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사회 복귀를 유도하는 기조 등을 고려해 청소년선도심사위원회를 열어 선도할 예정이다.

원호윤 서부서 강력2팀장은 “온라인환전소를 이용한 불법도박장 운영 사례를 검거한 것은 전국 최초”라며 “이같은 방식의 홀덤펍이 추가로 있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