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롯쿠’ 삼국지...亞 영토전 승자는?

2023. 12. 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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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화’ 힘입어 해외 점유율 확장
쿠팡, 작년 대만 진출...쇼핑 앱 1위
이마트, 몽골·베트남 매출 20%↑
롯데마트, 인니 등 진출 ‘승승장구’

국내 3대 유통사 ‘이마롯쿠(이마트·롯데마트·쿠팡)’가 아시아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식음료나 패션 등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그간 쌓은 경쟁력을 토대로 ‘K-소비의 허브’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쿠팡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유통 영토를 잇달아 넓히고 있다.

최근 글로벌 명품 유통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한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을 해외사업 거점으로 점찍은 뒤 e-커머스(전자상거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해외 진출 1년 만에 대만 타오위엔시에 2호 풀필먼트센터를 열었고, 내년 상반기 세 번째 풀필먼센터를 열 계획이다. 풀필먼트센터는 일종의 물류센터다. 쿠팡은 대만 제품의 통관부터 재고관리·로켓배송·고객 응대까지 모두 처리하고 있다. 특히 대만 현지에서 늘어나는 K-제품에 대한 수요를 잡는 동시에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외형을 키울 계획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온라인 쇼핑거래가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3% 수준이다. 쿠팡은 배달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 2분기 이후 현지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쿠팡은 690대만달러(약 2만88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다음날 대만행 첫 비행편으로 무료 배송한다. 현지 로켓배송도 195대만달러(약 8150원) 이상 구매하면 다음날 무료 배송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최근 몽골과 베트남에 각각 4호점과 3호점의 문을 열었다. 필리핀에서는 19개의 노브랜드 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16개의 매장을, 인도네시아에서 36개의 현지화 도매점포와 12개의 한국식 소매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사업의 외형도 계속 키우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1월 누적 몽골·베트남·필리핀 등 해외 사업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신장했다. 롯데마트도 3분기 누적 해외 전체 매출은 같은 기간 5.8%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각각 3.4%, 13.7% 증가했다.

이마트는 동아시아 K-푸드 열풍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PB(자체 브랜드) ‘노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베트남 이마트 1호점에서는 하루 평균 이마트 피자와 김밥이 각각 300판, 500줄씩 팔리고 있다. 몽골 매장 델리코너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김밥,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노브랜드 매출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올해 베트남 이마트에서 노브랜드 매출은 작년보다 2배가량 커질 전망이다. 2호점의 경우 노브랜드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웃돈다. 몽골에서도 1~3호점에서 올해 7월 누적 노브랜드 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늘었다.

롯데마트 역시 K-푸드를 앞세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그로서리(식료품) 1번지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매장에서는 떡볶이, 김밥, 양념치킨을 비롯해 K-피자, K-베이커리 등 한국 음식 제품들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재배되지 않는 한국 과일도 직접 조달해 판매하며 현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PB 상품 구색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현재 1000여 품목의 PB 제품을 판매 중이다. 올해 1~11월 누적 롯데마트 베트남법인의 PB 상품 매출은 전체의 약 20%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법인도 한국의 PB 상품 운영 노하우를 현지 상품에 적용하고 고객 유형별 맞춤 개발을 통해 PB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중후장대 제조업들이 한국의 수출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전 세계에 K-문화가 퍼지고 이에 따라 푸드, 뷰티 등의 수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국내 유통사들은 이런 트렌드를 기회로 삼아 해외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매출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벼리 기자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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