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현장] "마약 퇴치 재단 설립"…지드래곤, 갤럭시 손잡고 기지개(종합)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가수 지드래곤(35·권지용)이 마약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근거 없는 억측과 루머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새로운 파트너 갤럭시코퍼레이션과 함께 마약 근절을 위한 사회 공익 활동에 나서고, 음악 활동에도 집중하겠다는 포부다.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지드래곤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지드래곤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AI 메타버스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 조성해 이사가 참석했다. 지드래곤은 불참했다.
앞서 지난 9월 경찰은 마약 유통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지드래곤에 대한 내사를 벌였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간이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에서도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지드래곤과 함께 강남 유흥업소에 방문한 이들과 직원 등 6명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로 입건한 지드래곤에 대해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이 90일 동안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경찰에 재수사 요청을 하지 않으면 사건은 종결된다.
이날 조성해 이사는 "결국 사필귀정이었다. 경찰에서는 권지용 마약 사건 연루 혐의와 관련 최종 무혐의 불송치로 공식 수사 종결했다. 권지용은 연예계 마약 사건 관련 어떤 혐의도, 연관도 없음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 그동안 많은 추측과 왜곡된 소문들로 권지용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번 입장을 발표를 마지막으로 권지용이 다시 아티스트로서 복귀할 수 있도록, 무고했던 한 사람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련 보도가 없길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 투약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권지용은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 경찰에서 청구한 영장이 기각됐음에도 자진출두해 조사받았고 스스로 정밀검사를 긴급으로 요청했다. 머리카락을 1년 5개월 동안 탈색하지 않아 증거 제출로 충분한데도 본인 의지에 따라 손톱, 발톱까지 국과수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온몸 제모 등 사실과 다른 보도가 있었는데도 오히려 권지용은 다양한 증거를 통해 혐의가 없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SNS 등에 떠도는 악플과 허위 사실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조성해 이사는 "근거 없는 말 한마디로 시작된 의혹 제기에 사회적 평판 손상, 향후 활동에 부정적 이미지 형성, 정신적 피해 등 권지용이 감당해야 할 일은 너무 컸다. 사실이 아닌데도 확증처럼 퍼져나가는 보도와 악플들로 인해 개인의 인격은 무참히 짓밟혔고 상처를 남겼다. 심지어 사건이 종결된 지금까지도 무분별한 악플 때문에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권지용의 의지에 따라 우리는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 지난 상처를 모두 회복할 수는 없지만 잘못된 걸 되돌릴 수는 있다. 오늘부터 12월28일 자정까지 일주일의 시간을 드리고자 한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악플, 허위사실 유포 등 권지용의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게시물을 삭제, 정정해주길 바란다. 이후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선처 없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권지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수사에 협조했던 이유는 스스로가 이 사건에 당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권지용과 같은 무고한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제 사건은 종결됐지만 이번 일을 통해 우리에겐 남은 과제들이 있다. 확증 편향으로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게 개인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우리 모두 목격했다. 우리 사회에서 마약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서로 책임을 묻고 따질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함께 해 나가야 한다.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권지용은 다시 아티스트 본연의 일에 집중할 것이고, 새해부터는 공익 활동을 포함해 여러 가지 새로운 계획을 준비 중이다. 권지용을 믿어주신 팬분들,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과의 전속계약도 공식화했다. 조성해 이사는 "권지용과 갤럭시코퍼레이션은 단순한 소속사 관계를 넘어서 파트너, 동반자의 관계로 그동안 세상에 없었던 일, 하지 못했던 일들에 도전할 것이다. 또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 서로를 채워주고, 개척자의 정신으로 그동안 권지용에게 보지 못했던 모습들도 많이 보여드릴 예정이다. 사실 발표가 늦어진 이유가 있다. 전 소속사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어제 전 소속사에서 권지용의 앞길을 축복해 주셨고 저희 역시 YG엔터테인먼트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YG엔터테인먼트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권지용이 있었다. 저희도 그 영광과 노고를 잊지 않고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정상 이유로 기자회견에 불참한 권지용은 직접 쓴 손편지로 인사를 대신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오희영 이사는 그의 편지를 대독했다. 권지용은 편지를 통해 "알고 계신 것처럼 최근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주변에서 많이 걱정, 응원해 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지나며 저는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됐다. 뉴스를 보며 한 해 평균 마약 사범이 2만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과 청소년 마약 사범이 무섭게 증가했다는 사실, 이들 중 치료기관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사람이 500명도 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저는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잘못된 길인지 모르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약을 퇴치, 근절하기 위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자 한다. 치료 기회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나누고자 한다. 또 힘없고 약한 존재들이 겪는 억울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옆에 서서 누군가의 오빠, 형, 동생, 동료로 그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적 역할을 하고 싶다. 이 활동을 진심으로, 또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재단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단에서 우리는 세상의 편견, 불공정으로 고통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고 공정하게 존중받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예술 활동을 통해 마약 퇴치, 불평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가 없는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주는 후원을 하며 나와 같은 일을 하는 미래 세대를 양성하려고 한다. 재단에서 훌륭한 아티스트들과 좋은 활동에 공감하는 전 세계 팬들과 세상의 평화 캠페인을 펼쳐나가면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지용은 "2024년은 이렇게 시작하려고 한다. 저는 제 책임을 다 하며 컴백해 아티스트로서 책임도, 사회적 책임도 다할 것이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 세상은 이런 생각, 마음이 모여 행동할 때 변화한다고 믿는다. 올해는 제게도 다사다난한 해였다. 제가 이렇게 잘 정리할 수 있었던 건 난 혼자가 아니고, 세계 곳곳에서 함께 하고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고 더 힘내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사랑으로 감싸준 팬들 덕에 외롭지 않았다. 여러분들께 고맙기 때문에 가수로선 당연히 음악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데 힘쓰고 싶고 재단 설립 후 첫 번째 기부는 여러분의 이름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데뷔 전부터 오랜 시간 함께 한 YG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애틋한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동반자 갤럭시코퍼레이션과 뜻깊은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YG엔터테인먼트 덕분에 가능했다. 연습생으로, 빅뱅으로, 솔로 아티스트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을 통해 얻은 결과들은 YG엔터테인먼트 식구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이는 평생 가슴에 담고 활동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조성해 이사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였다. 한결같이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 덕에 견딜 수 있었다. 이제 저희는 재단 활동을 시작으로 지금 뿌리는 한 줌의 씨앗이 퍼져 울창한 숲을 만드는 초석이 되길 바라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과 권지용은 동반자로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 새해 지드래곤은 컴백할 것"이라며 거듭 응원을 당부했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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