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텃밭에 포스코 깃발 꽂을까…불꽃 튀는 안산주공6단지
여의도서 불발된 대우·포스코, 안산에서 맞붙어
부실시공 vs 페이퍼컴퍼니 논란…비방전도 치열
서울 여의도에서 맞대결이 무산된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경기도 안산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주전이 과열되며 상대편에 대한 비방이 난무하는 등 각종 악재까지 더해진 가운데 오는 23일 열릴 합동 설명회에 소유주들의 관심이 뜨겁다. 안산주공6단지가 '푸르지오 포레티넘'과 '더샵 퍼스트원' 중 어떤 이름을 갖게 될지 주목된다.
'용적률 87→270%' 안산주공6에 건설사 '군침'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일대에 위치한 주공6단지는 1986년 준공된 아파트로 최고 5층, 용적률 87%, 590가구로 이뤄졌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36층, 용적률 270%, 약 1000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신탁·무궁화신탁은 지난달 3일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같은 달 11일 현장설명회를 실시했다. 이달 4일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두곳이었다. 오는 23일 소유자 전체회의에서 시공자를 최종 선정한다.
당초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여의도 공작아파트 시공자 선정 입찰에서 경쟁을 예고했었다. 포스코이앤씨가 한양아파트에 집중하기 위해 발을 빼면서 대우건설이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자로 선정됐다. 그리고 이들은 안산에서 맞붙게 됐다.
두 건설사가 안산주공6단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사업성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과 달리 안산주공은 저층이라 일반분양 물량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며 "일반분양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기대감을 갖고 사업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안산은 대우건설 텃밭이라 불릴 정도로 푸르지오가 많다. 대우건설은 36년 동안 고잔신도시 개발을 함께했으며, 2001년 안산 푸르지오 1차를 시작으로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까지 18개 단지를 공급해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가 안산에 관심을 안 가지던 초기부터 오랫동안 많은 단지를 공급해왔기 때문에 인지도와 선호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산주공6단지를 안산 진출의 교두보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두고 현대건설과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안산주공6단지 수주가 절실하다. 회사 관계자는 "GS건설 텃밭에서 신반포21차를 수주한 것처럼 안산에도 깃발을 꽂으려고 한다"며 "안산에 재건축 단지가 많은 만큼 거점 요소로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과열되는 수주전…23일 최종 승자는?
두 건설사는 소유주들의 선택을 받고자 매력적인 제안을 쏟아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가구당 5억원의 이주비를 지원하고 입주 후 2년까지 분담금 납부를 유예하겠다고 제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가구당 7억2000만원 개발이익과 함께 사업비 및 추가 이주비 전액 책임 조달을 약속했다.
그러나 양사 외주 홍보요원(OS)들이 제안서 홍보를 넘어 상대편 조건을 깎아내리면서 수주전은 비방전으로 번졌다. 대우건설이 세대별 창고를 연면적에서 제외했고, 포스코이앤씨가 추가분담금을 모호하게 표현했다는 식이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신탁·무궁화신탁은 최근 공문을 보내 양사가 제출한 입찰제안서 내용 중 기성불 조건과 맞지 않는 분양 조건들에 대해 질의회신을 요청했다.
시행자 측 입찰제안 비교표 자료를 보면 대안설계안 기준 총 도급공사비는 대우건설 3062억원, 포스코이앤씨 2781억원 수준이다. 평(3.3㎡)당가는 대우건설 612만원(시행자 검토), 포스코이앤씨 578만원이다. 시행자 측은 대우 제안 평당가(599만원)는 세대창고 면적 포함이므로 이를 제외한 연면적 기준으로 평당가를 산출했다고 부연했다.
시행자는 대우건설에 '추가 분양수익 1800억원 및 가구당 3억4000만원 분담금 감소'의 세부 근거를 제시하고, '추가이주비 90% 조달과 가구당 5억원 책임조달이 부동산 정책이 변경돼도 책임질 수 있는 조건인지 여부'를 답해달라고 했다.
포스코이앤씨에 대해서는 '추가 분양수익 3311억원 미확보시 공사비를 담보하는지 여부와 소유자분양 할인율 48%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시공사 최종 선정을 앞두고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사건이 잇따르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글로벌 해외설계사 IDA'를 내걸고 홍보해왔는데 이곳이 페이퍼컴퍼니로 드러난 것이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당초 협업하고자 한 회사가 아닌 전문화된 해외설계사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설계사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 19일 자회사인 대우에스티가 시공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아파트의 기둥에서 띠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작업자의 실수로, 최근 보강공사를 마쳤다는 게 대우건설 측 설명이다.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23일 소유자 전체회의 및 합동 설명회를 앞두고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시행자는 이날 선정된 시공자와 공사도급계약서를 기준으로 계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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