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원리로…농지 소독 기술 개발
[KBS 창원] [앵커]
같은 땅에 한 작물을 연속해 재배했을 때, 바이러스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을 '연작 피해'라고 하는데요.
가정에서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전자파를 땅속에 침투시켜, 화학비료나 농약 없이도 '연작 피해'를 막는 기술이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흙 위로 뽀얀 수증기가 피어오릅니다.
온도계를 보니, 흙 표면은 100도를 훌쩍 넘었고, 40cm 아래 지점도 60도를 넘었습니다.
흙이 머금은 물기를 병해충이 죽기 시작하는 60도 이상까지 가열해, 땅속까지 살균하는 작업입니다.
흙을 데우는 데는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전자파, '마이크로파'가 쓰였습니다.
[정순신/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 "땅속으로 (흩어지지 않고) 깊이 들어가면서 상당히 골고루 깊이 가열할 수 있게 되면서 (병해충) 사멸 온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병해충 방제를 할 수 있고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병해충 방제 기술은 앞서 호주 등 해외에서도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쉽게 흩어지는 전자파의 성질 탓에 식물 뿌리가 있는 곳까지 깊이 닿지 못했고, 잡초를 줄이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국내 연구진은 마이크로파를 한 곳에 모으는 안테나를 개발하면서, 뿌리가 있는 땅 속 40cm 이상까지 골고루 열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작 피해를 막기 위한 화학비료나 농약 없는 농사도 가능해, 탄소 중립 실천도 가능합니다.
또, 토양 멸균 작업 이후, 작물 특성에 따라 맞춤형 영양분까지 공급할 수 있습니다.
남은 과제는 신기술을 농민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상용화 단계입니다.
[최문헌/상용화 연구 업체 대표 : "2차 전지나 또 수소 발전기를 활용해서 부족한 에너지 (공급장치 경량화)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한국전기연구원은 이번 기술이 도로 위 살얼음을 녹이거나 오염된 흙을 정화하는 등 다양한 활용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그래픽:박부민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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