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나이 어리면 임신 잘 된다? 임신성공에 중요한 건 실제 나이다"

전아름 기자 2023. 12. 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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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해결 전문가' 박춘선 서울시의원, 12일 난임솔루션 토크쇼 '된된꼭' 첫 라이브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우리나라 난임 환자는 매년 5%씩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에만 14만 458명이 난임치료를 받았다. 올해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 인구 10만명 당 난임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10명 중 1명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시술 등으로 태어난다는 통계도 있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아이를 갖고자 노력하는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종전까지 있던 난임시술 지원 소득 기준도 과감히 폐지하며 아이 낳겠다는 부부들을 '팍팍' 밀어주는 추세다.

왜 이렇게 난임이 많을까. 팩트만 놓고 보자면 임신이 생물학적 나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다. 부부의 나이가 많으면 자연임신할 확률은 확실히 낮아지는데 우리나라 초혼 연령이 해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난임에 영향을 주는 생식기 건강 질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원인질환이 있는 난임이라면,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결과는 예측가능하다. 그러나 부부 모두 건강하고, 검사 상 난자와 정자 모두 이상이 없다는데도 임신이 안되는 원인불명의 난임도 많다. 그러다보니 "임신은 하늘의 뜻",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아기는 삼신할머니가 주시는 것"이라는 의식이 지배적이고, 임신이 잘 된다는 음식 등 확인되지 않는 속설에 휘둘리기 일쑤다. 근거없는 희망에 매달리다 보면 좌절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박춘선 서울시의원이 MC를 맡아 진행하는 '난임솔루션 토크쇼 된된꼭' 첫 번째 라이브 방송 모습. 이효상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는 난임환자가 늘어나고 난임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 아이를 갖겠다는 사람들은 많아지는데 생각보다 난임에 대한 정확한 의학정보보다는 출처가 불명확한 정보들이 난립한다는 현실에 착안, 한국난임가족연합회와 함께 '난임해결전문가' 박춘선 서울시의원이 진행하는 난임솔루션 토크쇼 '된다 된다 꼭 된다(된된꼭)'를 12일 저녁 8시 난임코칭TV와 베이비뉴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동시 생중계했다.

박춘선 서울시의원은 (사)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과 저출산고령사회정책운영위 분과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제11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서울시 저출생인구절벽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 보건복지부 난임병원심사평가위원회 평가위원, 서울시 저출생대응정책개발연구회 대표의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 의원은 임신을 기다리던 부부들에게 공공연하게 사용하던 '불임'이라는 용어 대신 '난임'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도록 법 개정을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춘선의 된된꼭 첫 번째 게스트로 주창우 서울마리아병원 부원장을 초청해 난임 치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주창우 부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 후 201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마리아병원 가임력보존센터장직을 맡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급여화대책위원회 간사, 보조생식술위원회 위원, 저출산대책특위위원, 서울시 난임지원정책 협의체 위원, 대한여성의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 나이 40세에 난소나이 30세라고 안심하지 말 것..중요한 건 당신이 40세라는 것

박춘선 서울시의원. 이효상 기자 ⓒ베이비뉴스

난임여성이 난임병원에서 가장 먼저 진단받는 건 난소나이다. 난소나이가 젊게 나오면 임신성공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일쑤인데 주창우 부원장은 난소나이의 개념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난소나이보다 실제 나이가 젊어야 임신성공률이 높다는 것. 

"난소나이는 임신이 가능한 시기가 얼마나 남았느냐를 알려주는 지표다. 성공률과 관련 있는 건 난소나이가 아니라 실제 여성의 나이다. 실제 나이는 40대인데 난소나이가 20~30대로 나왔다고 방심하고 난임병원 방문을 미루는 분들이 있다. 40대인데 난소나이가 30세로 나왔다는 건 난자 개수가 30세만큼 남았다는 의미다. 난자의 질이 30대만큼 좋아서 임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 아니다. 난소나이가 40대로 나왔어도 내 실제 나이가 30대라면 실제 40대 여성보다 난자 질은 좋다. 다만 친구들보다 폐경이 일찍 올 수 있다."

그렇다면 난임병원은 언제쯤 가는 게 좋을까? 주 원장에 따르면 결혼 후 최소 1년에서 1년 반 정도 자연임신 시도를 해 보고, 안될 때 난임치료를 받는 게 좋다. 하지만 요즘은 초혼 연령도 늦어지고 난임인구의 비율도 많아지는 추세이므로 35세 이후라면 1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난임병원에서 먼저 두 사람의 임신력 등 상태를 확인하고 자연임신을 계속 시도할지, 시술이 필요할지 여부를 알아보는 게 좋다. 이 외에도 실제나이보다 난소나이가 많은 경우, 30대 후반인 경우, 난소나 자궁에 질병을 진단받았거나 수술했을 경우, 다른 의학적 외의 이유로 임신을 서둘러야 한다면 바로 시술을 고민해 보라고 주 원장은 당부한다.

이 외에도 난임과, 난임치료 자체에 대한 다양한 속설이 있다. 이번 방송에서는 수많은 '카더라' 중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다섯 가지 속설을 뽑아 오해를 풀고 진실을 알아보는 시간도 진행했다.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난임이 된다?=X. 피임약은 생리주기 조절용으로도 많이 쓴다. 용법대로 정확히 먹는다면 그에 맞게 호르몬이 조절되므로 오히려 어떤 논문에서는 임신율이 올라간다는 보고도 있다. 피임약을 장기적으로 먹는 게 자연임신을 방해하는 요소는 아니다.

▲과배란주사를 맞으면 조기폐경 온다?=X. 여성은 평생 써야 할 난자를 갖고 태어난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한 번 난자가 배출되는데 과배란 주사를 맞으면 한 개 나와야 할 게 10개 이상씩 나오니까 그렇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난소에는 수만개의 난자가 있고, 대부분 난자는 저절로 사멸한다. 과배란해서 난자를 여러개 뽑는 건 안쓰고 저절로 사라질 난자를 여러 개 뽑아 쓰는 거지 나중에 쓸 난자를 땡겨쓰는 게 아니다.

▲난자냉동은 38세 이전 시도하는 게 좋다?=당연히 어리면 어릴 수록 좋다. 37~38세까지 난자 냉동하는 게 좋고, 임신성공률이 높은 건 35세 이전이다. 38세 이후에 하는 건 의미가 없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는데 노화한 난자이다 보니까 임신가능성이 낮아진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

▲두유나 석류를 먹으면 난임 시술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X 콩이나 석류에는 유사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있으니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굉장히 저용량이다. 병원에서 쓰는 약 대비 용량은 미비하다. 여성호르몬제 만큼을 얻기위해 두유를 마신다면 냉장고 하나를 가득 채워 마셔야 할 것. 임상적으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으니 두유를 좋아한다면 드셔도 된다. 또, 이론적으로 우리 몸은 밖에서 호르몬이 들어오면 향상성을 유지하려는 탓에 몸에서 호르몬을 덜 만들게 된다. 극단적 고용량 호르몬을 섭취하면 오히려 신체의 자연스러운 호르몬 생성을 방해하는 것.

▲질염때문에 난임이 되기도 한다?=이건 세모다. 질염 자체가 직접적으로 난임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그러나 만성질염이 있고, 재발이 자주 된다면 골반염으로 진행되기도 하는데 이럴 때 난소나 난관에 염증이 번져 난임이 될 수도 있다. 질염이 그렇게 될 때까지 방치해선 안 된다.

◇ 30대 중후반 결혼하고 자녀계획 있다면 난임검사 받아볼 것 

주창우 마리아병원 부원장. 이효상 기자 ⓒ베이비뉴스

▲과배란 주사가 난자 질을 저하한다는데?=과배란을 과하게 했을 때 배란되는 난자의 숫자는 늘어나지만 질이 낮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논문에 따라 용량에 차이는 있는데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 고용량 과배란 주사 쓰더라도 질 좋은 난자 나오는 분들도 있다. 담당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폐경 후 냉동배아로 임신할 수 있을까?=자궁은 수동적이라서 몸에서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아도 밖에서 적절히 공급하면 생리도할 수 있고, 임신력도 유지된다. 70대에 임신한 여성 등의 해외토픽도 있듯이 미리 냉동한 난자나 배아가 있거나, 제3자에게 공여받은 난자나 배아가 있다면 임신은 가능하다. 그러나 임신이 다가 아니다. 산과에서는 사실 고령임신을 곤란해한다. 임신합병증은 나이에 영향을 받고, 임신한다고 그게 다가 아니라 임신을 잘 유지하고, 출산하고, 키우는 것까지 생각하면 임신은 너무 늦게보단 일찍 하는 게 안전하다.

▲30대 초반이다. 시험관 시술 시도 여러번, 감자배아도 이식해봤지만 착상이 잘 안 된다. 난자 질이 문제라는데 자궁에도 문제가 있는 걸까? 다른검사 뭘 더 해야 할까?= 병력을 모두 들은 게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므로 배아 염색체를 확인하거나, 자궁내시경을 한번 더 보거나, 자궁내막 수용성 검사 등 흔히 하지 않는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중요한 건 30대 초반이면 임신이 안 될 나이가 아니라는 거다. 무작정 시술을 반복하기 보다 필요한 검사가 더 있는지 찾아보고 개인에 맞는 처방을 따라야 한다.

▲임신테스트기로는 두 줄이 나왔는데 피검사 상 비임신으로 떴다. 배란일은 11일이 지났는데... 다른 병원에 한 번 더 가보는 게 좋을지?=이런 경우도 종종 있다. 임신은 원칙적으로 피검사로 진단한다. 테스터가 완전히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0대 후반 결혼을 앞두고 있다. 결혼 전 임신과 관련된 검사를 미리 해보면 좋겠는데, 일반병원에서도 이런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산전검사와 난임검사는 다르다. 산전검사는 몸의 건강상태 전반을 확인한다. 풍진, 수두, 간염, 빈혈 등을 보는거고 소변과 혈액으로 파악한다. 난임검사는 임신성공률과 관련된 수치를 보는 검사라 갑상선호르몬, 난소나이, 여성호르몬, 나팔관, 남성 정액 등을 살펴본다. 30대 후반이라면 난임검사 받아볼 것을 권유한다.

▲44세 여성이다. 시험관 시술 11차를 앞두고 있다. 몸이 점점 안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아이 갖고 싶다는 마음이 욕심일까=의사로서 포기하라 마라를 말할 수 없다. 병력 모르고 나이만 놓고 보자면 44세에 시험관 시술로 임신할 확률은 10% 이하다. 확률이 낮은 건 맞다. 시험관 시술은 체력을 요하는 시술이다. 임신도 중요하지만 본인 건강도 지켜야 한다. 시술하는 분들도 꼭 운동으로 기초체력을 높여야 한다.

▲임신에 도움된다는 영양제 먹으면 진짜 임신 성공할 확률 높아질까?=영양제의 장점은 접근이 쉽고, 약이 아니다 보니 부작용 염려도 크지 않다는 점. 그러나 노화는 그 누구도, 그 어떤 약도 역행할 수 없다. 임신에 제일 중요한 건 어려지는 거다. 하지만 불가능하다보니 최선을 찾으려고 한다. 항산화제가 노화를 늦춘다고 알려져서 기대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 도움이 되는 부분은 크지 않다. 의사들이 항산화제를 함께 처방하는 이유는 해가 될 게 없어서다. 영양제에 너무 연연하거나 매달리지 않는 게 좋다. 균형잡힌 식사, 적당한 운동으로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식사가 어렵다면 종합비타민과 엽산을 챙겨먹는 것 정도면 충분하다.

▲이식할 때 배아 등급이 높으면 아기가 건강할까? =배아 등급은 아기 건강과 무관. 등급이 낮은 배아를 이식하더라도 유산되거나 건강에 문제 있는 건 아니다.

▲시험관 시술 후 운동해도 될까?=미국에선 이식 시술 후 바로 뛰어다닌다. 임신율은 똑같다. 2~3일 집에 가만히 누워 쉬라고 하는데 그러면 보통 '난임'을 키워드로 검색해서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 더 불안해진다. 정신건강에 좋은 운동이나,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좋다. 

▲염색체 정상인 배아 이식했는데 임신이 안 된다=염색체 결과가 100% 맞는 게 아니라서 그렇다. 검사에도 오차가 있다. 또, 염색체 외에 다른 건강상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실패가 반복된다면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다른 검사를 받아보길 권유한다.

▲첫째는 자연임신 후 출산했는데 둘째 낳으려 보니 임신이 잘 안 된다=3년 전 받은 건강검진 결과와 지금 건강검진 결과가 같을 수 없다. 나이가 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임신률도 떨어진다. 

▲이식하고 1차 피검사에서 수치는 나오는데 그 뒤로 유지가 잘 안 된다. 화학적유산만 몇 번째인지...=소변이나 피검사로는 임신 반응이 있는데 유지가 안되고 생리가 나오면서 종결되는 걸 화학적 임신이라고 한다. 이건 유산으로 보지 않는다. 아기집이 보일 때부터의 유산을 유산이라고 하지, 아기집을 못보고 수치만 있다면 화학적임신이라고 한다. 화학적임신은 전체 임신의 1/3정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화학적임신도 반복되면 나중에 임신이 실제로 되더라도 유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화학적임신이 반복된다면 난임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시험관시술을 많이 하면 여자 몸이 확 안 좋아진다고 하는데=시험관시술이 영국에서 1978년 처음 시도되고, 우리나라에 도입된지도 40년에 가까워진다. 그러다 보니 초기 시술자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됐는데, 다행히 시험관시술이 다른 건강상의 문제를 발생한다는 보고는 없다. 호르몬제를 많이 쓰다 보니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등을 염려하는데 현재까지 특별한 연관관계는 없다. 과배란제가 여성호르몬 관련 질병을 악화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시술하면 체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 시술 전과 과정에 기초체력을 올릴 수 있도록 꾸준히 운동하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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