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재건 맡은 류진…"워크아웃 기업 회생하는 것 같아"

신건웅 기자 2023. 12. 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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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지났지만 1000일 지난 듯 쉴 새 없어…내년이 중요"
"4대 그룹 들어와 한경협 살아나…총수들과 관계 좋아"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를 100일 넘게 이끌고 있는 류진 회장은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워크아웃 들어간 기업 회생하는 기분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맡은 역할에 대해 "제일 먼저 (한경협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이왕 회생할 거면 잘하는구나, 외부서 역시 한경협은 다르구나 하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큰 희망"이라고 말했다.

류진 회장은 20일 한경협 출범 100일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과거 재계 맏형이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경협)는 국정농단에 휘말리면서 과거 정권에서 패싱 당했었다. 회장을 맡을 사람을 못 구할 정도였다. 류 회장은 4년간 회장직을 고사했지만, 대안이 없다 보니 고심 끝에 총대 메고 수락했다. 취임 후에는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꾸고, 윤리위원회를 만드는 등 쇄신에 나섰다.

류 회장은 "취임한 지 100일이 넘었지만, 1000일이 지난 것처럼 쉴 새 없었다"며 "본업은 풍산 회장이지만, (활동 시간의) 거진 80%를 한경협에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경협이 그동안 활동을 많이 못 해서 어떻게 제자리 옮겨야 하나 고심 많이 했다"며 "전경련이 문 닫을 순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그는"100일 동안 김창범 부회장과 논의하면서 컨설팅받고, 조직 활성화하고 문제가 뭐였는지 해결에 신경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경협은 류 회장 취임 후 빠르게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다. 대통령의 사우디와 영국 국빈방문, 국무총리의 폴란드 방문에 맞춰서 경제사절단을 파견했고 수출과 투자유치에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윤리위원회 출범 후에는 삼성과 SK·현대차·LG 등 4그룹도 복귀했다. 저변 확대를 위해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 IT와 플랫폼 기업까지 가입을 논의 중이다.

성과에 대해 류 회장은 "꼴찌에서 1등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지하서 꼭대기로 올라간 기분이 좀 나기도 했다"면서도 "내년이 진짜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할 것은 싱크탱크"라며 "글로벌 싱크탱크 연결해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김 부회장이 글로벌 싱크탱크와 협업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한민국이 G7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며 "한·미·일 3국 비즈니스 파트너십도 신경 많이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왼쪽)과 김창범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4대 그룹 복귀에 대해서는 "4대 그룹이 들어와서 한경협이 다시 살아났다"며 "안 들어왔음 아무것도 못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잘 알고 선친과도 친했다"며 "자연스럽게 일 때문에도 많이 만나고, (류 회장이) 65세 고참이 되니까 4대 그룹과 소통하기도 쉽다"고 언급했다.

그는 "4대 그룹 회장들이 저를 쉽게 대해주고 어려운 것이 있음 도와주고, 상당히 관계가 좋다 보니 잘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4대 그룹의 회장단 복귀도 기대했다. 류 회장은 "급하게 서두를 필요 없이 누가 들어오면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회장단을 최대 25명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그늘에서 사는 사람들 좀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한다"며 "안 좋은 과거 되풀이 안하고 발전할 수 있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내년 1월에는 기업가를 꿈꾸는 청년들의 창업 역량을 높이는 '퓨처 리더스 캠프'를 개최하고, '아이가 행복한 세상'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한편 한경협은 사무국 조직 정비도 진행 중이다. 개편의 키워드 '미래'로 정했다. 우수 인재도 영입하고 있다. 연구총괄(CRO)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부원장을 맡고 있는 정철 선임연구위원을 영입했다.

류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조직에서 거진 반이 나갔지만, 아직 우수한 분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필요한 사람은 더 고용하고, 잘못하는 것은 보완해 좋은 쪽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왼쪽)과 김창범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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