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투자의 핵심은 생애주기별 자산배분···金이 수익률 더해줄 것”
액티브 신봉자에서 자산배분 전문가로 탈바꿈
7년간 고민이 국내 첫 LTCMA로···수익률 주도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 수익률 1위
韓人에게 금은 수익률·안정성 동시에 잡는 자산
“연금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국의 경제 구조와 한국인의 생애주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산출된 포트폴리오에서 비중 조절을 최소화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 외부위탁운용(OCIO) 사업을 총괄하는 박희운 솔루션본부장(전무)는 최근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연금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초 국내 운용사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LTCMA(장기자본시장가정)를 수립해 운용 중이다. LTCMA는 40년 이상의 경제 지표를 대상으로 자산군별 기대수익률, 변동성 등을 분석해 각 연령대에 맞는 최적의 자산 조합을 찾는 방법론이다.
한투운용의 LTCMA는 지난해 한투운용에 합류한 박 본부장이 7년간 한국인의 생애주기 및 과거 데이터를 모두 한 군데로 모아 산출한 모형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위험 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높이고 은퇴가 임박한 경우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였다. 2060년 은퇴를 목표로 하는 TDF 상품 기준 주식 비중은 70%이며 2030년 상품은 비중이 40%로 줄어든다.
박 본부장은 2014년까지만 해도 액티브 운용 예찬론자였다. 펀드 매니저 개인의 운용 능력으로 시장 수익률을 이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시장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는 점을 실감했다.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변동성을 줄여 장기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적인 자산배분이 핵심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박 본부장은 “뼛속까지 액티브 방식의 운용을 신봉하던 사람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액티브 운용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며 “자산배분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7년 동안 효율적인 자산배분 모델을 파고들어 LTCMA의 틀을 닦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지수펀드(ETF)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ETF라는 칩을 꽂아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투운용 LTCMA의 특징은 한국의 상황에 맞게 원화 기준으로 설정됐다는 점이다. LTMCA를 운용 중인 다른 외국계 증권사는 모두 달러를 기준으로 한다. 한투운용의 LTCMA는 원화 투자자의 위험조정 수익률 측면에서 주식은 국내보다 환 노출 형태의 해외주식 투자가, 안전자산인 채권은 환 노출형 해외채권보다 변동성을 줄인 국내채권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본부장은 “원화와 달러 중 어떤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지에 따라 자산별 수익률과 리스크는 극명하게 차이난다”며 “장기적으로 봐도 환헤지(위험분산) 전략은 추가 비용을 수반하기도 해 한국인에게 적절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과 한투운용의 전략은 적중했다. 한투운용의 TDF 상품은 19일 기준 모든 빈티지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한투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는 2045·2050·2055·2060 등 전체 빈티지의 평균 수익률 역시 20.8%로 전체 운용사 중 유일하게 20%대 수익률을 거뒀다.
안정적인 위험관리 능력을 의미하는 위험조정 수익률(샤프지수)도 우수하다. 샤프지수는 1이라는 위험을 감수할 때 얻을 수 있는 초과수익을 측정한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 변동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펀드로 여겨진다. 연초 이후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의 평균 샤프지수는 1.38로 전체 운용사 상품 중 1위를 차지했다.
박 본부장은 미국 성장주 ETF의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추후 대체자산인 금이 효율적 자산배분을 도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인에게는 금은 단순히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자산이지만, 한국인에게는 금이 인플레이션에 더해 환율 변동성도 줄일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자산배분에 금이 포함되는 순간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채권보다 주식의 위험성을 크게 줄여준다”며 “금을 사용해 수익률을 높이고 리스크는 줄이는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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