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주십시오" 계양역 백팩 분실 70대의 호소문 '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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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역 부근에서 노트북이 담긴 백팩을 분실한 한 70대 할아버지가 올린 가방을 찾는다는 글이 누리꾼들의 시선을 잡고 있다.
글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지난 8일 오후 7시30분께 계양역 승차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들어있는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버렸다.
백팩에는 노트북 외에도 SD카드·USB 여러개와 함께 핸드폰이 들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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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인천 계양역 부근에서 노트북이 담긴 백팩을 분실한 한 70대 할아버지가 올린 가방을 찾는다는 글이 누리꾼들의 시선을 잡고 있다.
2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 계양역에 붙은 장문의 벽보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 글은 대뜸 ‘살려 주십시오’라고 시작한다. 76세 노인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인생 전부라고 할만한 소중한 자산이 담긴 노트북을 찾고 싶다는 안타까운 내용이다.
글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지난 8일 오후 7시30분께 계양역 승차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들어있는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버렸다.
노트북에는 공공기관, 산업체, 건물 등에서 약 16년 동안 수행한 업무 내용이 전부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이 몸 나이가 76인 노인이다. 사람 한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 주시면 그 댓가는 분명 후사 하겠다”고 썼다.
백팩에는 노트북 외에도 SD카드·USB 여러개와 함께 핸드폰이 들어 있다고 한다. USB 여러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 모두”이며, 전화기 역시 아내가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한 할아버지는 “제발 살려 주십시오”라고 재차 호소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반려자분 추억까지 어르신한테 뺏을 이유는 없지 않나” “주웠으면 역에 맡겨야지 뭐에 쓴다고 가져가나” 등으로 반응하며 꼭 찾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글을 붙인 사람은 76세 남성 고모씨다. 고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가방에 있던 USB에는 2년 전 곁을 떠난 아내의 생전 사진과 영상, 장례식장과 산소 사진이 모두 들어 있다"며 "정말 소중한 물건인 만큼 꼭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고씨는 계양역 일대 10곳에 글을 직접 프린트해 붙였다. 하지만 분실 13일째인 이날까지도 가방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고씨는 지난 8일 충남 서산 출장을 갔다가 김포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계양역에서 아들 차를 탔다. 이 과정에서 길가에 잠시 놔둔 가방을 깜빡해 잃어버렸다.
고씨와 49년을 함께 지낸 그의 아내는 유방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다, 2021년 10월 지인 모임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씨는 "노트북이 3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제품이어서 그런지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며 "가방을 주운 사람이 지금이라도 꼭 연락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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