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FA 재수' 대박쳤다. '딱빡끝' 임찬규, LG와 4년 총액 50억원 FA 계약. 보장 26억-인센티브 24억. "다른구단 생각안했다"

권인하 2023. 12. 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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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임찬규와 김인석 사장. 사진제공=LG 트윈스
2023 일구상 시상식이 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차명석 단장이 최고 투수상을 수상한 임찬규를 축하해주고 있다. 강남=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2.08/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LG와 KT의 경기. LG가 KT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인터뷰를 하고 있는 LG 임찬규.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1.13/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첫번째 FA 계약은 임찬규 말대로 '딱빡끝(딱 빡 끝내고 싶다)'이었다.

'엘린이' 출신 FA 임찬규가 사랑하는 LG 트윈스에 남았다. 21일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임찬규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1시즌 동안 LG 유니폼을 입고 298경기에서 65승 72패 8세이브 5홀드 1075⅔이닝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2023시즌에는 중간 투수로 시즌을 시작, 팀이 어려운 시기에 국내 투수 최다인 14승을 거두며 선발로 자리를 잡아줬다.

계약을 마친 임찬규는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팬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단은 "임찬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꼭 필요한 선수다. 긍정적인 영향으로 팀의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며 팀이 통합우승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본인 성적 뿐 아니라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LG 차명석 단장은 20일 오후 LG 트윈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FA 협상에 대해 얘기하며 1명과 곧 계약을 할 것임을 알렸다. 차 단장은 "거의 합의를 본 선수가 있다"며 "조만간 바로 내용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최종 몇개가 남았지만 거의 끝까지 왔다. 한명은 거의 됐다"라고 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임찬규였다.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LG의 경기. 3회말 1사 2, 3루에서 병살로 추가 실점 위기는 넘기고 포효하는 임찬규.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1.10/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3차전 KT와 LG의 경기,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3.11.10/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LG의 경기. 3회말 1사 2, 3루에서 병살로 추가 실점 위기는 넘기고 포효하는 임찬규.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1.10/

올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임찬규는 팀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선발에서 빠져 롱릴리프로 보직이 바뀌었다.

지난해 3선발로 출발했으나 6승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던 탓. 새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을 김윤식 이민호와 새롭게 강효종으로 꾸렸고, 국내 선발진이 젊은 선수로 구성됐으니 경험 많은 임찬규가 뒤에서 받쳐주길 바랐다. 임찬규는 시즌 초반 중간 계투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민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체 선발 기회가 찾아왔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발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임찬규는 최근 2년간 구속이 145㎞ 중후반으로 빨라졌으나 빨라진 구속으로 인해 장점이 오히려 사라지고 말았다. 구속이 느렸을 땐 제구와 변화구로 승부를 했으나 구속이 오른 이후엔 힘으로 승부를 봤던 것. 2년간 실패를 맛본 임찬규는 올시즌 다시 예전처럼 터널링과 제구, 변화구에 신경을 썼고, 이것이 빨라진 구속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냈다. 5월에 4승무패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며 LG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6,7월에 주춤했지만 팀에 선발이 필요했던 8월 4승무패를 기록하면서 또 한번 활력소가 됐다.

올시즌 30경기(26번 선발)에서 144⅔이닝을 던져 규정이닝을 채운 임찬규는 14승6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다승 3위, 평균자책점 9위였다.

LG의 29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에 일조한 임찬규는 '엘린이'로서 한국시리즈에 선발 투수로 나서는 감격적인 순간도 맞았다. 그것도 우연의 일치로 21년 전 LG가 이승엽과 마해영의 홈런으로 역전패 해 우승을 내줬던 11월 10일에 선발 등판하게 됐다. 1승1패로 맞선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날이 우연히도 11월 10일이었다. 임찬규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21년 전인 2002년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 6차전 때 패한 것을 TV로 보고 엄청 울었다는 어린 시절 얘기를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정확히 21년 뒤 같은 날에 선발 등판을 하게 됐다. 임찬규는 3⅔이닝 동안 6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5이닝 이상의 호투를 펼치지는 못했지만 최소한의 실점으로 막고 불펜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차전서 LG는 8회말 박병호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았지만 9회초 오지환의 역전 스리런포로 다시 뒤집었고,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이정용이 김상수를 투수 앞 병살타로 잡고 한국시리즈 역사상 손에 꼽히는 명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LG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두번째 FA 신청서를 받은 임찬규는 이번엔 자신 있게 신청서를 써서 제출했다. 그렇다고 LG를 떠날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임찬규는 지난 2일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23 러브 기빙 페스티벌 위드 챔피언십'(LOVE Giving Festival with Championship) 에 FA이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기로 돼 있었지만 스스로 잠깐 시간을 내서 참석해 팬들에게 인사를 했었다.

임찬규는 "FA는 이런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팬들에게 인사는 해야할 것 같아서 왔다"며 큰 절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보였다.

지난 18일 이정용이 군입대를 할 땐 직접 운전을 해서 이정용을 논산 훈련소에 데려다 주기도 했다. FA 신분이지만 행동은 그냥 LG 선수나 마찬가지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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