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는 ‘올 세이프’···샐러리캡 풍선효과, 내년부터 터진다

안승호 기자 2023. 12.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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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지난 11월13일 잠살구장에 축포가 터지고 있다. 안승호 기자



처음 공개된 숫자로는 10구단 모두 살았다. 지난 20일 KBO에서 2023시즌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을 발표한 가운데 샐러리캡을 초과한 곳은 나오지 않았다. 올해 처음 시행된 샐러리캡은 종전 2시즌 연봉 상위 40명 합산액의 120%인 114억 2638만원. 가장 많은 두산이 올해 합산액으로 111억 8175만원을 기록했지만 샐러리캡 한도까지는 2억 4463만원을 남겨뒀다.

모든 구단이 생존했지만, 대부분 구단이 안도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구단에서 벌써 한숨이 나오고 있다.

샐러리캡 시행 첫해인 올해 눌러놓은 연봉 구조가 일종의 ‘풍선효과’를 일으켜 내년 시즌 이후 터질 여지가 커지고 있는 것을 직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올해는 모든 구단이 준비한 결과다. 문제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다. 여러 구단이 연봉 지출 구조를 뒤쪽으로 미뤄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나씩 그런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1년 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만 해도 포수들의 이동으로 각 구단이 지갑을 열기 바빴다. ‘최우량주’이던 양의지가 NC에서 두산으로 옮기며 6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했고, 유강남은 LG에서 롯데로 팀을 옮기며 4년 총액 80억원에 사인했다. 또 박동원이 KIA로 LG로 이동하며 4년 총액 64억원에 계약했다. 두산에서 NC로 이적한 박세혁은 4년 총액 46원에 둥지를 옮겼다. 이들 외에도 채은성이 LG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6년 총액 90억원에 사인하는 등 변화가 많았다.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친 양의지를 동료선수들이 맞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이들 구단 중 샐러리캡 압박이 있는 곳은 연봉 구조를 만드는 데 대단히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샐러리캡 시행 출발선에서는 적어도 소나기는 피하자는 계산을 모두 했다.

각 구단은 현 샐러리캡인 114억 2638만원을 적용하는 2025년까지 첫 3년 중에는 최악의 경우라도 2년 연속 한도 초과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다. 첫 위반 구단은 초과분의 50%를 제재금으로 내는 데 그치지만, 2회 연속 위반 구단은 초과분의 100%를 벌금으로 내고 다음 연도 신인 1라운드 지명권까지 9단계 하락하기 때문이다. 3회 연속 위반 구단은 초과분의 150% 벌금에 신인 1라운드 지명권도 9단계 떨어진다.

KBO는 2025년까지 3년 시행 기간을 보내고 관련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는데, 제도 유지를 하더라도 한도액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년 이후에 대한 압박감이 커지는 구단이 하나둘 생기면서 관련 논의를 다시 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간 비공식적으로 제기되던 샐러리캡 폐지 또는 수정 논의가 실행위원회 안건에도 오른 이유다.

다만 관련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전망. SSG(108억 4647만원), LG(107억 9705만원), 롯데(106억 4667만원), 삼성(104억 4073만원) 등 당장 다음 시즌이 걱정인 구단이 있는 반면, 키움(64억 5200만원), 한화(85억 3100만원), KT(94억 8300만원) 등 상대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있는 구단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오프시즌 흐름에 따라 이들 구단 입장이 조정될 여지도 있다. 대부분 구단이 이 같은 안건에 의견을 결정하는 기준은 ‘유불리’에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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