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경영’ 저축은행, 여·수신 모두 줄인다

예금금리 연 4%대…1년 전보다 1.36%p↓

<연합뉴스>

저축은행업계가 예금금리를 낮춰 이자비용을 줄이고 있다. 여·수신 규모 자체를 축소해 긴축경영에 나선 것이다. 대규모 적자에 부실위험까지 냉랭한 경기 상황에 사업 자체가 위축된 셈이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0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5.37%에서 1.36%포인트(p) 내린 수준이다.

SBI·OK·웰컴·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은 최고 4% 수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금리 수준은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낮은 경우도 있다. 안전한 곳을 찾는 금융소비자 특성상, 저축은행보다 시중은행 창구로 사람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전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3.5∼3.80%로 집계됐다. 중소형 저축은행 중에서는 이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치한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고작 0.2∼0.5%포인트 높은 금리에 예금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예외적인 저금리 영업은 최근 저축은행업권의 대규모 적자가 배경이다. 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저축은행업권은 1413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2배 증가에 그쳤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손실규모는 3분기 만에 453억원 커졌다. 특히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4분기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과 이자 경쟁을 하면서 6∼7%대 특판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이자비용 타격으로 돌아왔다. 저축은행의 9월 말 누적 이자비용은 4조48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74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지난해 4분기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말 121조3572억원이었던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올 9월 말(117조8504억원)까지 3조5000억원 가량 줄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 1%포인트를 낮출 때마다 이자비용 1조원을 아낄 수 있다"며 "이러한 수신규모 감소는 자금 이탈이라기보다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한 자구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