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 역사 쓴 ‘일학개미’…日 증시 年 거래액·순매수액 사상 최대 [2023 증시 결산 ②…해외주식]
美학개미, ‘매그니피센트7’ 위주 차익 실현에 집중
美 연준 ‘피벗’ 노리거나 ‘모 아니면 도’ 베팅 ETF 투자 강세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일본.
올 한 해 글로벌 주요 증시로 향했던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트렌드를 설명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주요 키워드다.
올해 일본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연간 거래액(매수액과 매도액의 합산), 순매수액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사적 엔저(円低) 현상을 계기로 일본 증시가 수직 상승세를 보이 가운데, 그 어느 해보다 일본 증시에 대한 투심이 강력하게 작동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 ‘일학개미(일본 증시 개인 투자자)’의 일본증시 순매수액은 6억4648만달러(약 8407억원)로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큰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에 대한 연간 거래액 역시도 36억6654만달러(약 4조7775억원)로 과거 어느 해보다 컸다.
다른 주요 해외 투자처와 비교했을 때도 일본 증시에 대한 개미들의 선호 현상은 두드러졌다. 올해 순매수액에서 일본 증시가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와 함께 순매수세를 보였던 주요 증시는 유로시장(1억6928만달러, 약 2201억원) 뿐이었다. 전체 해외 증시 거래액 중 94.88%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투자처 미국 시장의 경우 17억6627만달러(약 2조2970억원) 순매도세였다. 이어 중국(이하 순매도액 5410만달러, 약 704억원), 홍콩(1억2194만달러, 약 1586억원), 기타국가(2억9324만달러, 약 3815억원) 증시에서도 순매도세가 이어졌다.
역대급 엔저를 기반으로 한 일본 증시 초강세 현상은 일학개미 전성시대를 열어 젖혔다. 일본 수출 기업의 실적이 눈에 띄게 우상향하며 주가를 밀어 올린데다 ▷기시다 후미오(安田文雄) 내각의 첨단 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반도체·인공지능(AI) 기업 성장 모멘텀 ▷도쿄(東京)거래소의 주주 친화 정책 드라이브 등이 더해지며 주가 상승에 속도를 더했다.
헤럴드경제가 글로벌 주요 14개 증시(한국·미국·일본·중국·홍콩·대만·인도·EU·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호주·브라질) 지수의 올해(19일 종가 기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상승률 1위 자리엔 일본 닛케이 지수(29.19%)가 이름을 올렸다.
해외 증시 투자에 나서는 국내 투자자들에겐 올해를 기점으로 일본 증시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해외 투자처로 각인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연도별 주요 해외 증시 주식 보관액을 분석했을 때 중국·홍콩·유로시장 주식 보관액의 총합(31억962만달러, 약 4조503억원)보다 일본 증시 한 곳의 보관액(37억217만달러, 약 4조8221억원)이 더 큰 상황으로까지 이어지면서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올해는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시장에서 사들인 금액보다 팔아치운 금액이 지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더 많았던 해이기도 했다.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순매도액은 1억4198만달러(약 1850억원)였다.
이 같은 수치는 앞서 최근 3년간 보여 온 해외 증시 투자 강세 현상과 극명히 대조됐다. 지난 2020~2022년 해외 증시 투자 순매수액은 각각 197억3412만달러(약 25조7136억원), 218억6171만달러(약 28조4858억원), 118억8985만달러(약 15조4925억원)에 달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투자 트렌드가 지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선 탓”이라며 “전 세계적인 상승장 속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한 중화권(중국·홍콩) 증시에서 대규모 팔자세가 나타난 것도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만 각각 5.91%, 18.07%씩 하락한 중국(상해종합지수), 홍콩(항셍지수) 증시에서선 총 1억7604만달러(약 2294억원) 수준의 순매도세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순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난 종목은 과거 해외 주식 투자붐을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닷컴·엔비디아·테슬라·메타플랫폼)’이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최근 2~3년간 매수에 전념했던 서학개미들이 올해 나타난 가파른 상승장을 기회로 보고 ‘차익 실현’에 몰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로 엔비디아(이하 순매도액 11억2239만달러, 약 1조4625억원), 애플(7억4039만달러, 약 9647억원), 테슬라(5억841만달러, 약 6625억원), 알파벳(4억4804만달러, 약 5838억원), 메타플랫폼(2억9672만달러, 약 3866억원), 아마존(2억695만달러, 약 2697억원), 마이크로소프트(4842만달러, 약 631억원)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 종목 모두 산 액수보다 판 액수가 더 컸다. 이들 종목들의 올 한 해 주가 상승률은 차례로 246.52%, 57.46%, 137.95%, 55.33%, 180.87%, 79.20%, 55.80%에 이르렀다.
해외 증시 투자에 나선 개미들이 올해 주목한 상품은 ETF였다.
특히나 연간 순매수액 상위 1~3위 종목은 내년으로 기대되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를 노린 상품들에 집중됐다.
올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 ET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 11억1412만달러)’였다. 2·3위는 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일본 증시 상장 상품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일본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 4억3776만달러)’와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3억8358만달러)’였다.
해당 세 ETF의 공통점은 모두 고(高)금리 기조가 종료한 뒤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미국 장기채 금리가 낮아질수록 이익이 커진다는 점이다.
‘안정성’과 ‘고위험·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로 극명하게 갈린 모습도 보였다.
미국 유명 배당성장 ETF인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3억6263만달러)’가 순매수액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 3억6263만달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일일 수익률을 3배 역추종하는 인버스 ETF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2억8784만달러)’가 나란히 5~6위를 차지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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