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각 은행 사정 맞게 자율적인 상생방안 '긍정적'...2금융은 같은 모델 어려워"

2조원+α 규모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방안'
김주현 위원장 "신속하면서도 획일적이지 않아
상황 악화한 2금융권은 같은 방식 논의 못해
부동산 PF 등 '질서 있는 정리' 해나갈 것" 강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 인사말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21 superdoo82@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1일 은행권이 발표한 '2조원+α' 민생금융지원 방안에 대해 "은행들이 예상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너무 획일적이지 않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21일 김 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을 만나 "우리 은행의 잠재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행연합회 20개 사원은행이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이날 발표한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방안'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금리 부담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주기 위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공통 프로그램'과 '자율 프로그램'의 투 트랙으로 추진하며 공통 프로그램으로 개인사업자 약 187만명에게 약 1조6000억원 상당 이자 캐시백을, 자율 프로그램은 남은 4000억원을 활용해 취약계층을 폭넓게 지원한다.

논의 배경에 대해 김 위원장은 "상생 이슈를 법으로 하는 방안도 고민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은행마다 사정이 다르고 고객이 달라 은행 수준에 맞게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며 "각자 입장이 다르면 양보하지 않고 협의가 안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은행도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최대한 지원한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말고도 정부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합치면 100% 만족은 아니더라도 고비를 넘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주주 설득에 대한 우려도 김 위원장은 일축했다. 그는 "은행 이익 핵심은 지속가능경영이다. 고객을 어렵게 하고 이탈하게 하는 방식을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관점에서 설명하면 주주가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건전성이라든지 주주 설득을 포함해서 논의했고, 저희 최대치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꾸렸다"고 부연했다.

다만 사정이 어려운 2금융권의 경우 은행권과 같은 방식의 상생 금융 논의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금융은 연체율이 올라가고 작년보다 좋은 상황이 아니다"며 "은행이랑 같은 모델은 어렵고 예산안이 통과되면 중기부와 따로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중기부는 소상공인 저리 정책자금을 기존 3조원에서 8000억원 증액한 3조8000억원으로 책정하며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대환대출 5000억원과 △경영 애로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자금 3000억원 등을 신설했다. 2금융권 자체적인 기금 마련을 고민하기보다 이 같은 정책을 활용해 고금리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계속 말씀드리는 키워드는 연착륙, 그리고 질서 있는 정리"라며 "시장 불안 요인이 조성되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운 게 문제다. 시장참여자가 협조하면 질서 있게 연착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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