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막는데 철교 왜 폐쇄하나"…무역 중단에 美업계 반발

신정은 2023. 12. 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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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민자가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있는 교량을 폐쇄하자 철도 운영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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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언퍼시픽·BNSF 등 운항 재개 촉구
"화물열차로 국경 넘는 사람 극소수"
美상회 "수백만명 일자리 영향…심각한 경제 피해"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REUTERS

미국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민자가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있는 교량을 폐쇄하자 철도 운영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당국이 이 지역의 화물 운송까지 제한하면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20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전날 멕시코에서 텍사스주로 들어오는 엘페소와 이글패스 등 철교 2곳을 폐쇄해 약 5억달러(약 6516억5000만원) 규모의 무역이 중단됐다. 

이에 주요 철도 회사인 유니언퍼시픽과 벅셔해서웨이 자회사 BNSF철도는 화물이 통과할 수 있도록 엘패소와 이글패스 철교의 운항을 재개해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 교통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엘패소와 이글패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전체 국경 간 철도 운송량의 35.8%인 339억5000만달러 규모의 화물을 운송했다. 

유니언퍼시픽은 "하루에 2억달러 상당의 무역품이 이 국경지대를 드나든다"며 "패소와 이글패스는 회사 국경 간 비즈니스의 45%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BNSF는 "화물 시스템 전반에 걸쳐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유동적인 상황 속에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추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최근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캘리포니아주에서 멕시코와 접경지역에 위치한 다리와 검문소들을 폐쇄했다. 이어 CBP는 전날 이글패스 등 철교 2곳을 폐쇄하고, 자가용이 지나는 국경 교량의 차선은 한 개로 줄였다.

미국은 불법 이민자들이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역량과 통행량이 급증하는 연말에 이례적으로 고강도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화물철도를 통해 이민자가 이동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부분 회사는 불법 화물과 사람을 감지할 수 있는 엑스레이 등 보안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온퍼시픽은 "화물열차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오는 이민자는 극소수"라며 "이민자가 급증하는 동안 지난 5주 동안 유니온 퍼시픽 열차를 타고 미국 입국을 시도한 사람은 단 5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BNSF 측은 "우리의 노력으로 양쪽 입국항에서 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국경 폐쇄가 길어지면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철도협회는 "국경이 폐쇄된 상태에서 매일 연쇄적인 지연이 발생하면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양국 간 철도 서비스를 복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상공회의소의 수석 부사장인 닐 브래들리는 "국경 위기를 해결해야 하지만, 합법적인 화물 운송을 중단하는 것은 국경 보안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철도 교통을 중단하면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농부, 공장 노동자, 그리고 효율적인 상품 이동에 일자리를 의존하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도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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