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 무계획 여행 늘어난다..내년 7대 트렌드[함영훈의 멋·맛·쉼]

2023. 12. 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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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여행 선호 동아시아 높아 눈길
부킹닷컴, 나의 재발견, 물과의 동행 등 예측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 너무 많이 잴 것 없이 꽂히면 바로 떠난다, 내향적이라던 나, 여행에서 외향성을 발견, 뜨거워지는 지구, ‘물과 함께’...

훌쩍 떠난 여행

내년 한국인의 여행 풍경이 예측한 키워드들이다. 부킹닷컴은 최근 한국인 1010명을 포함한 전 세계 33개국 2만7000여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27년간 축적한 자사 여행동향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내년 여행 7대 트렌드를 공개했다.(이하 수치는 여러 선택항목 중 2개 이상을 고르는 중복응답이 대부분임)

▶나의 또다른 면모 여행에서 발견=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소 내 모습이 아닌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을 즐긴다’는데 동의한 한국인 응답자는 70%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평균(62%) 보다 높다.

이런 것도 해보고

이를테면, 내성적이고 활동적이지 않을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아온 여행자는 현지에서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나의 ‘부캐(제2의 캐릭터)’를 확인하고, 여행지의 콘텐츠를 충분히 흡입하기 위해 현지인에게 묻고, 대화하면서 ‘나도 외향형의 기질이 충분히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행 중 새로운 내 면모를 발견하고 받아들이면서 최고 버전의 내가 등장하는 것 같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한국인 응답자의 비율은 63%였다.

아울러 SNS, 가상현실 등 디지털 세계에 몰두하면서 구축된 틀과 환상을 깨고, 오프라인 현실을 직접 경험하면서 실증적 세계관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물과의 동행=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는 호수, 바다 등 ‘물(水)’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을 보다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물과 함께

‘2024년 여행계획을 세우는데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동의한 한국인 응답자는 59%였다.

휴가 시기와 관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때’라는 응답이 61%에 달했다. 여행의 일상화 경향 속에 근거리,원거리 나들이를 여러 번 여행하겠지만, 대부분의 응답자는 ‘무더위’를 여행시기 결정에 중대 변수로 삼고 있었다.

‘물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데 동의한 한국인 응답자는 55%였다.

호수, 바다, 계곡 등 물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비율은 글로벌 전체응답자 36%, 한국인응답자 33%였다. 산, 호캉스, 문화유산 등 다른 유형의 여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여행때 내륙 보다는 바닷가 도시의 인기가 높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낯선 곳, 무계획= ‘내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탐험하고 싶다’는데 동의한 한국인 응답자는 무려 45%로 나타났다. 기마민족, 배달민족 다운 모험가 DNA이다.

‘기분에 따라 일정을 변경하는 것을 선호한다’는데 동의한 한국인 응답자는 68%였고, ‘계획을 세우지 않고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을 즐긴다’는데 동의한 한국인 응답자는 39%였다. 연령대별로, 20대 Z세대의 60%, 3040 밀레니얼 세대의 59%, 50대인 X세대의 46%, 60대인 베이비붐 세대의 30%가 ‘무계획 즉행’을 선호했다.

“잘 해놨네”

▶미식 여행= 내년에는 여행을 통해 음식의 유래와 식문화를 알아보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부킹닷컴 연구진들을 분석했다.

고대부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속담이 있었던 한국 여행자들 중 ‘각 여행지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요리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고 싶다’는데 동의한 비율은 59%였다. 아마 현지음식의 탄생 과정까지는 몰라도, 그것을 먹어보겠다는 응답은 거의 1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지 현지의 장인 정신이 깃든 전통요리에 관심 있다’는 의견을 가진 한국인 여행자는 79%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사람의 스트레스 해소여행= ‘내년 휴가에서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수면에만 집중하고 싶다’는데 동의한 한국인 응답자의 비율은 70%였고, 중국인 응답자는 83%, 홍콩 응답자는 76%, 태국인은 75%로 모두 동아시아 사람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동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수면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탈속, 오지로!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사람 관계이다. ‘친해야 할 사람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쌓인 앙금을 해소하려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데 동의한 한국인은 33%로 글로벌 평균(24%) 보다 높았다.

껄끄러워진 관계해소라는 목표는 같지만 동행하지 않고 혼행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엄마 혼자 떠남으로써 엄마는 힐링하고 남은 가족은 엄마부재를 아쉬워하면서, 그녀가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가족 모두 서로의 소중함을 더 깊이 느끼는 것이다. ‘온전한 휴식을 위해 자녀뿐만 아니라 파트너와도 떨어져 오롯이 혼자 보내는 여행을 계획 중이다’라는데 동의한 한국인 응답자는 무려 58%나 됐다.

▶가성비 높게 럭셔리?= 2024년에는 가성비와 럭셔리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휴가를 떠나려는 여행객도 상당하다고 부킹닷컴 연구진은 설명했다.

한국인 응답자의 절반 가량은 ‘5성급 호텔에 숙박하는 대신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1일권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데 동의했다.

‘저비용의 럭셔리 여행을 위해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도 고려하고 있다’는데 동의한 응답자는 42%였다.

연구진은 절약팀을 최대한 동원,활용하되, 잠시나마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드는 옵션을 과감하게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가성비 신경쓰면서 럭셔리하게

▶착한 여행= 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숙소를 찾는 여행객은 2024년에 지속가능성을 하나의 여행 스타일로 받아들일 전망이다. 한국인 여행객의 49%는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지속가능한 여행 앱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아르얀 다이크(Arjan Dijk) 부킹닷컴 부사장 및 CMO는 “이번 2024년 주목할 만한 여행 트렌드에는 여행이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삶을 최고의 방식으로 즐기기 위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다. 처음 가 보는 곳에서의 짜릿한 모험부터 새로운 문화에 몸을 맡겨 보는 것까지, 여행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우리 스스로 최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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