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스카우트 비리, 황의조 사생활 동영상, 승부조작징계자 기습사면 시도, 스포츠도박 선수 계약해지. 사건 사고로 본 2023년 한국축구
올해에도 국내 축구계 안팎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많았다. 스카우트 뇌물 수수, 음주운전, 불법 도박, 인종차별, 국가대표 사생활 노출 파문 등 축구장 이외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더 굵직했다. 축구 관련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이 많았다.
우선, 2부리그 안산 그리너스가 한국프로축구 위상을 크게 떨어뜨렸고 안산 시민에게 엄청난 수치심을 안겼다. 선수 스카우트와 관련해 임종헌 감독, 이종걸 대표이사, 배승현 강화 부장 등이 에이전트로부터 뒷돈을 받은 게 검찰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해 학교축구부 감독, 학부모, 에이전트 등 총 10명을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안산에 겨우 제재금 5000만원만 부과하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려 결국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안산시와 안산 구단은 별다른 쇄신책을 내놓지 못한 채 함구하고 있어 지역민으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광주FC는 지난 8월 김재봉과 계약을 해지했다. 김재봉이 불법 스포츠도박에 참여한 사실을 시인했기 때문이다. 김재봉이 국내프로축구 도박에 참여했기 때문에 자칫 승부조작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판단한 대한축구협회, 문화체육관광부는 광주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스포츠도박뿐만 아니라 홀덤펍을 출입하면서 규정을 위배하는 금액과 방식으로 도박하는 축구 선수들이 적잖은 것으로 파악돼 또 다른 파문이 일 수도 있다. 홀덤펍 출입 금지 처분을 내린 구단도 있다.
지난 6월에는 울산 현대 박용우 등 일부 선수들이 SNS에서 피부색이 까무잡잡하다는 이유로 동료를 태국 선수 이름으로 지칭하는 등 인종차별적 표현을 쓴 것이 알려지며 구설에 올랐다. 프로축구연맹은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에게 출장정지 1경기와 제재금 1500만원을 부과했다. 해당 대화에 참여했으나 인종차별적 언급을 하지 않은 정승현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용우은 곧바로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으로 이적했다.
국가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사생활 동영상이 SNS에 게재됐다. 황의조 형수가 영상을 유출한 피의자로 구속됐다. 황의조는 “연인 사이에 허락된 영상”이라며 불법 촬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여성은 “거부했는데도 황의조가 촬영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상당 기간 수사와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에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월 비위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하려다가 큰 망신을 당했다. 금전 비리, 폭력 행위 등 제명·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은 인원에다 승부조작 관련자 48명이 포함되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이사진을 대거 교체했고 전무이사 체제를 상근 부회장 제도로 전환했다. 정몽규 회장은 당시 “나 역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임기가 1년 8개월 남은 상황에 협회를 안정화하고 임기를 잘 마무리하는 게 한국 축구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0월 28일 포항-전북전에서는 포항 측 기재 실수로 6분간 기록상 선수 12명이 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전북은 0-3 몰수패를 요청했으나 프로축구연맹은 심판의 책임 영역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기각했고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심판원 전원의 잔여 시즌 배정을 정지했고 2부 강등도 검토하고 있다.
3만6000명이 지켜본 11월25일 서울-수원전에서는 양팀 선수들이 대거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 고승범의 안면을 가격한 서울 정훈기 피지컬 코치가 3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고, 서울 고요한은 고승범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것이 뒤늦게 확인돼 퇴장에 해당하는 2경기 출장정지가 사후징계로 내려졌다. 수원FC 라스, 강원FC 김정호, FC안양 조나탄은 시즌 중 음주운전 적발로 퇴출당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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