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클럽 월드컵 우승 갈급 과르디올라, 5관왕의 새 역사 창조 열망 불태워 [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기필코 우승하고 싶다. 맨체스터 시티가 여태껏 이루지 못한 ‘마지막 등정’의 꿈이어서 더욱 그렇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야망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2023 사우디아라비아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우승 염원을 스스럼없이 나타냈다. 143년 전통의 맨체스터 시티가 아직도 밟지 못한 클럽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고 싶은, 장수로서 열망은 그만큼 대단했다.
‘더 스카이 블루즈(The Sky Blues: 맨체스터 시티의 애칭)’는 1880년 출범했다. 한 세기 반에 가까운 세월의 물결을 헤치고 나오며 당대 최고 명문 클럽으로 우뚝 올라섰다. UEFA(유럽축구연맹) 클럽 계수 1위는 물론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 세계 클럽 랭킹에서도 가장 윗자리를 차지할 만치 독보적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2023년은 그들의 천하였다. 무적의 상승세를 뽐내며 쿼드러플 크라운(4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연패를 비롯해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UCL), UEFA 슈퍼컵을 모두 석권했다. 승전가와 더불어 우승 가도를 내달린 ‘더 블루즈’였다.
그런 맨체스터 시티이건만, 이루지 못한 숙원(宿願)이 하나 남아 있다.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이다. 2000년에 첫걸음을 뗀 이 대회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아직 우승 명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예 출전 티켓조차 따내지 못해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대회에 처음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UCL 2022-2023시즌 우승컵을 거머쥐며 비로소 이 대회 등정에 나설 수 있었다.
역시 맨체스터 시티는 막강했다. 그들에겐 1차 관문이었던 4강전(12월 19일·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AFC(아시아축구연맹)를 대표해 출전한 일본의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를 3-0으로 일축했다.
━
맨체스터 시티 이끌고 잉글랜드 축구사에 새 지평 열 야망에 부풀어
━
맨체스터 시티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새 지평을 열 야망에 부풀어 있다. 1년 안에 5관왕의 금자탑을 쌓는 대업은 축구의 발상지로서 ‘종가(宗家)’의 자존심을 곧추세우는 잉글랜드에서도 그 오랜 연륜 동안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가 만일 2023 FIFA 클럽 월드컵 등정에 성공하면 잉글랜드 축구사에 새로운 장을 창출하는 주인공의 감격을 누리게 된다.
EPL도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누리집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열망과 출사표를 크게 다뤘다. 또한, 관련 기사도 2꼭지를 곁들이며 결승 한판[플루미넨시(브라질)·22일·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를 앞둔 과르디올라 감독의 심경을 조명했다. “이번 대회에 나올 수 있어 기쁘고 영광스럽다. 출전 자체를 특권으로 여긴다”라고 말머리를 연 과르디올라 감독은 사뭇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FIFA 클럽 월드컵은 맨체스터 시티가 한 번도 쟁취하지 못한 컵이다. 우승의 열망을 불태움은 당연한 현상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트로피를 획득하고 싶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는 각오로 결승전에 임하겠다.”
클럽 월드컵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겐 낯선 무대가 아니다. 벌써 네 번째다.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며 두 번(2009·2011년),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한 번(2013) 등 세 번씩이나 연(緣)을 맺은 바 있다. 그리고 그때마다 정상을 밟았다. 확률 100%의 ‘우승 감독’이다.
그뿐이랴. 현역 감독 가운데 가장 성가를 드높이고 있는 명장이다. 유럽 남자 축구에서 트레블을 2회 달성한 최초이자 유일한 사령탑은 그 대표적 위명이다. 또한, UCL 역대 최연소 우승 감독 기록도 그의 몫으로, 이름값을 더해 준다.
이처럼 온갖 우승컵을 수집하며 절정의 영광을 누려 온 사령탑이건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여전히 우승에 목말랐나 보다. 그만치 FIFA 클럽 월드컵에 갈급하는 심정이 엿보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연 블루즈의 희원을 풀고 잉글랜드 축구사에 눈부신 발자취를 아로새길 수 있을까?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