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 댈러스 상대로 상위권 출항의 닻 올릴까?
‘널 밟고 올라서야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다!’ 최근 분위기가 좋은 LA 클리퍼스가 텍사스 원정길에 나선다. 오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서 있을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한판 승부가 바로 그것으로 나란히 16승 10패(0.615)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상태에서의 맞대결인 만큼 상위권 도약을 향한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시즌 초반 어수선한 경기력으로 고전했던 LA 클리퍼스는 최근 8연승을 달리며 상위권 도약을 향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3일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거둔 골든스테이트전 승리를 시작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폭발적인 화력에 더해 탄탄한 수비와 유기적인 움직임까지…, 무려 151득점을 폭발시켰던 직전 인디애나 페이서스전에서의 경기력은 타팀들 사이에서 경계의 눈빛을 받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3점 슛 38개 가운데 19개를 성공해 50% 성공률로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카와이 레너드(32‧201cm), 폴 조지(33‧203cm), 제임스 하든(34‧196cm)이 90득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는 부분이다. 하든이 팀내 최다인 35득점을 폭발시킨 가운데 레너드(28득점), 조지(27득점) 역시 이름값을 해냈다.
이 역시 시즌 합작 최다 득점으로 ‘빅3’에 걸맞는 위용을 뽐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뭐니뭐니해도 클리퍼스 입장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새식구 하든의 부활이었다. 세븐티식서스 대릴 모리 단장과 비시즌부터 불화가 깊었던 하든은 심한 불만을 드러내며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당초 1순위로 원했던 팀은 따로 있었지만 팀과 개인의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한 끝에 3각 트래이드를 통해 11월 1일 클리퍼스행으로 최종 행선지가 마무리됐다. 하든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클리퍼스는 유망주 및 드래프트 권리권 양도 등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하든을 데려온 이유는 단순하다.
레너드와 조지가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 때 하든까지 영입해 파이널 우승을 향한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였다. 같은 연고지의 레이커스와 달리 클리퍼스는 아직까지 단 한 차례의 파이널 우승도 없다. 어떤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려야 하는 이유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하든 영입 첫 경기부터 5연패 수렁에 빠지며 '모래알 조직력', '흔들리는 캐미스트리' 등 이런저런 좋지 않은 말이 쏟아져나왔다. 타이론 루 감독은 고민에 빠졌고 라인업 변동 등 이런저런 변화를 시도한 끝에 점차 손발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러셀 웨스트브룩(35‧191cm)의 식스맨 전환 등 보직변동이 있어왔다.
하든이 클리퍼스 유니폼을 입고 이긴 첫 경기는 휴스턴 로키츠와의 11월 18일 경기였다. 이때 성적은 4승 7패로 답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후 클리퍼스는 확 달라졌다. 13승 3패 (승률 0.812)의 호성적으로 어느새 서부 컨퍼런스 5위까지 올라섰다. 더 이상 클리퍼스는 다른 팀들에게 이름값만 높은 종이호랑이가 아니다. 제대로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진짜 호랑이가 됐다.
댈러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원정을 백투백으로 소화할 예정인 클리퍼스는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던 레너드가 전 경기를 소화하며 건재함을 과시하는 중이며 조지와 하든 역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식스맨으로 나서는 웨스트브룩은 평균 11.24점 6.2리바운드 4.7어시스트로 감초 역할을 맡고 있는 모습이다.
레너드는 평균 24.2득점 3.5어시스트 5.8리바운드 1.6스틸, 조지는 평균 22.9득점 4.2어시스트 5.7리바운드 1.7스틸, 하든은 17.1득점 7.6어시스트(6위) 4.6리바운드 1.5스틸을 기록중이다. 누구 한명에게 크게 쏠린 것이 아닌 핵심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눈에 띈다.
거기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 크로아티아 센터 이비차 주바츠(26‧213cm)가 평균 12.2득점 1.1어시스트 9.3리바운드 1.5블록슛, 슈팅가드 노먼 파월(30‧191cm)이 평균 13.1득점 1어시스트 2.2리바운드 0.6스틸로 뒤를 잘받쳐주는 모습이다. 최근 클러퍼스가 왜 잘나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댈러스같은 경우 최근 다소 주춤하다. 연승으로 잘 나가다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덴버 너게츠에 발목이 잡혔다. 평균 32.9득점(2위) 9.1어시스트(4위) 8.4리바운드 1.3스틸을 기록중인 에이스 루카 돈치치(24‧201cm)가 매경기 엄청난 개인 스탯을 쌓아가고 있지만 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플레이오프에서 몇 시즌째 한계를 드러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팀내 2옵션 카이리 어빙(31‧188cm)의 복귀 여부도 관심사다. 평균 23득점 5.2어시스트 3.9리바운드 1.2스틸을 기록 중인 어빙은 그나마 돈치치에 집중되는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줄 수 있는 선수다. 지난 9일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전에서 입은 무릎 부상으로 인해 잠정 휴업중인데 만약 복귀가 가능하다면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12월 평균 36.4점 12.1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돈치치는 매시즌 MVP급 성적을 찍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댈러스의 경기력은 늘 한계를 노출한다. 최근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팀 하더웨이 주니어(31‧198cm), 단테 엑섬(28‧196cm), 데릭 라이블리 2세(19‧216cm) 등 동료들이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빅3를 중심으로 살아나기 시작한 클리퍼스는 시즌 첫 댈러스 원정에서 무기력하게 패배를 당한 바 있다. 당시는 조직력, 분위기 등이 좋지 못했지만 현재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클리퍼스가 승리하게 될 경우 설욕과 함께 9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거기에 동률을 이루고 있던 경쟁팀을 스스로의 힘으로 직접 누르고 한계단 더 위로 올라가는게 가능해진다. 반면 댈러스로서는 상승세의 클리퍼스를 잡아낼 수 있다면 다시금 팀 분위기를 추슬러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서로간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양팀의 경기는 오늘 오전 10시 30분 스포티비 온(SPOTV ON)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생중계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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