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쓰던건 좀” 공유 스쿠터 선구자 ‘버드’, 결국 파산 신청
한때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 반열에 올랐던 미국 공유 전기 스쿠터 업체 ‘버드’가 파산 신청을 했다. 코로나 이후 공유 스쿠터 사용률이 크게 하락하며 적자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한 때 스타트업계 투자금을 쓸어모았던 ‘공유 경제’ 모델이 끝없이 추락하는 모습이다.
2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버드가 이날 플로리다 파산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버드는 차량 공유 업체 우버의 임원 출신인 트래비스 밴더잔든이 지난 2017년 설립 한 업체다. 당시 스타트업계에 불었던 공유 경제 열풍에 힘입어 단기간 안에 빠른 성장을 이뤘다. 세콰이어 캐피털 등 실리콘밸리의 주류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으며 글로벌 350개 도시로 전기 스쿠터 공유 사업을 확장시켰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는 기업 가치가 최대 25억 달러(약 3조 2600억원)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발발 후 감염 우려로 다른이가 썼던 제품을 공유해서 사용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사업이 어려워졌다. 2021년 스팩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상장 후 주가는 폭락하며 결국 지난 9월 시가총액이 1500만 달러 이하로 추락하며 상장 폐지됐다. 그 후 불과 3개월만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하게된 것이다.
파산 법원 서류에 따르면 버드는 현재 325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각종 부채 등을 상환하려면 1월 12일까지 1680만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말 기준 총 16억 달러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파산 절차를 통해 자산 매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때 공유 경제의 총아였던 전기 스쿠터 사업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유 경제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유휴 자원을 공유하며 이익을 창출하는 것인데, 전기 스쿠터는 원래 없던 자원인 스쿠터를 대량 생산하고 이를 공유하는 형식이다. 확장할수록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공유 경제 붐이 크게 꺾인 데다, 수많은 안전 사고로 프랑스 파리, 미국 샌디애고 등에서는 공유 스쿠터 사용을 아예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이 때문에 독일 공유 스쿠터 업체 티어 모빌리티는 지난달 말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의 22%를 감축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앞서 이 업체는 지난해 8월 180명을 해고하는 첫 대규모 정리 해고를 단행했고, 지난해 말에 추가로 100명을 해고했다. 그럼에도 사업 성과가 나오지 않아 불과 1년만에 또 대규모 감축에 나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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