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다시보기] 여전히 유효한 진정한 예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568년작 '농부와 새 둥지 도둑'은 네덜란드의 가장 걸출한 화가 피터르 브뤼헐이 죽기 1년 전에 그린 그림이다.
그림에는 새 둥지 도둑과 새 둥지를 가리키는 농민, 두 인물이 등장한다.
'새 둥지가 있는 곳을 아는 사람은 지식을 갖지만 그것을 훔친 사람은 단지 그 둥지만을 가질 뿐이다.' 새 둥지가 어디 있는지를 알고 있는 농부야말로 진정한 지혜자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68년작 ‘농부와 새 둥지 도둑’은 네덜란드의 가장 걸출한 화가 피터르 브뤼헐이 죽기 1년 전에 그린 그림이다. 크기는 비록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적지만 않다. 그림에는 새 둥지 도둑과 새 둥지를 가리키는 농민, 두 인물이 등장한다. 내용은 네덜란드의 속담에서 왔다. ‘새 둥지가 있는 곳을 아는 사람은 지식을 갖지만 그것을 훔친 사람은 단지 그 둥지만을 가질 뿐이다.’ 새 둥지가 어디 있는지를 알고 있는 농부야말로 진정한 지혜자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반면 새 둥지를 훔친 도둑은 몇 개의 새알을 갖는 대가로 지혜로부터 추방되고 마는 어리석은 자다.
브뤼헐은 삶의 지혜를 강조한다. 그에게는 삶의 지혜가 예술의 출처이기도 했다. 이 작고 함축적인 드라마는 목전의 이익을 즉각적으로 취하는 능동적이고 사악한 사람과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역경에도 불구하고 고결함을 지켜내는 사람 사이의 도덕적 대조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설교 조는 아니다. 브뤼헐의 재능은 관람자를 질문에 참여시키고 주의를 집중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브뤼헐의 지혜자 농부는 거의 매춘부가 되다시피 한 당대 예술을 지켜보는 레프 톨스토이의 모습과 크게 닮아 있다. 언제든 팔릴 준비를 마친 예술, 주문이 있기만 하면 언제든 직공(처럼 된 예술가)의 손에서 제작되면 그만인 예술, 물질에 치우친 예술이 그런 예술이다. 물질(주의)에 치우친 것들이 하는 일의 결말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권태롭다. 지혜로부터 멀어지고, 쾌락을 따르고, 정신이 쇠약해지는 것이다. 물질적인 예술은 늘 짙은 화장에 의존하고 있기에 자각은 쉽지 않다. 반면 진정한 예술은 ‘사랑 받는 아내와 같이’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진정한 예술은 예술가의 삶의 경험의 열매로서 그 정신 속에서 익는 것이기에 주문·납기일 등과 어울리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결과는 참으로 소중하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새로운 감정”을 샘솟게 하기 때문이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0대 신규임원, 3년새 21→38% '쑥'…현대차그룹, 세대교체 '풀악셀' [biz-플러스]
- '생활비 쓰고 나면 정말 '텅장'…신용카드 대출까지 '풀로' 받는다'는 성인 급증
- 결혼 45년차에 황혼 이혼 절차 돌입한 이혜정·고민환 부부의 속사정…45년 간 무슨 일 있었나?
- [속보] 김정은 '적이 핵으로 도발할 때 주저없이 핵공격 불사'
- 연간 택배 물량만 1000억 건 넘더니 결국 택배 포장 규제 나선다
- 관악구 모텔 투숙객 236명 '비상' 나체·성관계 장면 등 몰카 촬영됐다
- 중국에서 태어난 '테슬라'는 혼자서 깨지네…'갑자기 유리가 와장창'
- 이러니 다들 '치킨 배달' 끊고 마트·편의점 달려가지…치킨 두 마리에 9천900원
- '억대 연봉자' 작년 131만명…전체 평균월급은 4213만원
- 당당한 두번째 '낙서테러'범…'예술한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