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적이 핵으로 도발할 때 주저 없이 핵 공격 불사”
선제공격 등 호전적 ‘핵 대 핵’ 방침 재차 드러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이 핵으로 우리를 도발해올 때에는 주저 없이 핵 공격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 선제공격을 비롯한 호전적인 ‘핵 대 핵’ 방침을 재차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 부대원들을 만나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딸 김주애도 참석했다. 북한 미사일총국 제2붉은기중대는 지난 18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 참관 아래 화성-18형을 발사 훈련을 시행했다.
김 위원장은 핵·미사일을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대미·대남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중대가 당의 전투명령을 받들고 과감히 실행한 군사 활동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 사수에 임하는 우리 무력의 충실성과 강경한 입장에 대한 과시”라며 “적이 핵으로 우리를 도발해올 때에는 주저 없이 핵 공격도 불사할 우리 국가의 공격적인 대응 방식과 우리의 핵전략과 핵 교리의 진화에 대한 명백한 설명이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핵 선제공격을 시사한 핵 무력 정책을 법제화했고 지난 9월 헌법에 명시한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을 실전화한 데 이어 올해 은밀성과 기동성을 높인 고체연료 ICBM을 선보이며 핵·미사일 위협을 끌어 올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또 “나라의 존엄과 국권 수호, 국익 사수는 오직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확실하게 담보될 수 있다”며 “그 어떤 적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어디에 있는 적이라도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실제적인 능력과 임전 태세를 갖추는 것이 곧 진정한 방위력이고 공고한 평화 수호”라고 밝혔다.
남북 모두 대화·협력보다는 군사적 힘을 앞세워 극한의 대립으로 나아가는 상황을 상징한다. 김 위원장은 그간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라는 대적 투쟁 방침을 피력해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력 강화를 주축으로 하는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대는 우리 국가의 주권 수호, 제도 사수의 최후의 보루를 지켜선 남다른 무거운 책임감을 언제나 깊이 명심하고 전략 무력의 일익을 담당한 역량으로서 자기의 전투성을 계속 제고하기 위해 분투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이 “제2붉은기중대가 그 언제든 핵전쟁 억제의 자기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함으로써 전쟁 방지와 평화 수호의 성스러운 특명을 믿음직하게 관철해나가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신성한 우리 국가에 대한 불치의 대결 광증에 빠져 온 한해 동안 쉴새 없는 자멸적인 행위를 일삼아온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 미제와 그 특등 주구들에게 심대한 충격을 준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싸일 발사 훈련”이었다며 “우리 당과 정부, 군대와 인민의 견결한 반미 대응 입장을 실천적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 화성-18형 발사가 대미 억제력 과시 차원이었음을 밝힌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북한이 지난 9월 헌법에 핵무력 정책을 명시하고 핵무기 고도화를 강조한 데 대해 당시 정부는 한·미·일의 압도적 대응과 국제사회 공조 하에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북한 핵 개발을 억제하고 단념시켜나갈 것이며 북한의 핵 사용시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이할 것이란 점을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defense-diplomacy/article/202312210714011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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