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위' 제주항공, UAM·화물운송으로 반전 꾀하나

박찬규 기자 2023. 12. 21.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제주항공의 힘겨운 날갯짓③] 작업장 사망 없지만… 일부 유족과 소통 과정서 잡음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근로자 수는 줄었음에도 제주항공의 비행시간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길다. 엔진 이상으로 회항하는 일이 잇따르고 해외 근무 직원 사망으로 유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제주항공을 이끄는 김이배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안전한 비행을 책임지면서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것은 과제다.

제주항공, 화물2호기 도입하며 사업 다각화 /사진=제주항공
▶기사 게재 순서
①잇단 회항에 구겨진 '1위 LCC' 자존심
②실적·주가 엇박자… 김이배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③'사망자 1위' 제주항공, UAM·화물운송으로 반전 꾀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숨 가삐 비행기를 띄운 제주항공의 불안한 비행이 이어지고 있다. 과도한 업무를 소수의 직원들이 견뎌온 탓이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항공종사자 사망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받았다.


'국감' 불려온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10월27일 진행된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항공 종사자 사망과 관련,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김포시을)의 증인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박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고용유지지원금으로 589억원을 수령했고, 고용 및 산재보험금 납부에 141억원 등의 혜택을 받았는데 직원 관리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최근 5년 동안 항공사 근무 사망자가 10명중 6명이 제주항공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6명 중 작업장 사고는 없었고 4건은 질병"이라며 "1건이 산재가 됐다"고 해명했다.
‘2023 제주 국제 UAM·드론 컨페스타’ 에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제주항공 전시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박 의원은 한 유가족의 사연을 전하며 사측의 대응을 질타했다. 중국에 있는 지점장들이 대부분 혼자 근무하면서 1년에 한번 하는 건강검진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근무여건이 열악하다고 했다.

제주항공은 2019년 3170명을 고용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직원이 줄다가 지난해 2727명에서 올해 8월 기준 2859명으로 늘었다. 2019년 대비 고용유지율은 90%다.

김 대표는 "유가족과 소통 과정에서 아픔을 드린 걸로 알고 있다"며 "저희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사과드리고 앞으로도 특히 산재를 신청하게 되면 할 수 있는 회사의 역할, 조력 의무를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사고로 인한 사망이 아닌 만큼 항공종사자 6명 사망이라는 부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유가족과는 합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UAM·화물운송으로 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2023 제주 국제 UAM·드론 컨페스타’ 에서 박태하 제주항공 UAM 사업추진단장이 ‘UAM VISION, 꿈을 현실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기존 사업에서 잡음이 있지만 제주항공은 새로운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당장의 먹거리를 위해 화물기를 추가 도입하며 화물사업을 확대하고, 미래 먹거리로 도심항공교통(UAM)사업에 진출을 선언하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규 사업 분야에서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UAM사업에 뛰어든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LCC)는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기체를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항공사 운영 노하우를 활용, UAM 운항 시스템 등 틀을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현재 정부 주도의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가했으며 제주도에서는 '제주형 UAM' 사업도 추진한다.

하지만 UAM은 아직 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은 만큼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렵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UAM이 성과를 내려면 상용화 이후 최소 5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저마다 강점을 살리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 지나친 장밋빛 환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항공은 여객수송 외 수익을 올리기 위해 두 번째 화물 전용 항공기로 보잉 B737-800BCF를 추가 도입했다. 이 항공기를 이용해 일본 오사카와 베트남 호치민 등 단거리 화물운송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화물 2호기 도입을 통해 노선을 확장하고 비정상 상황에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게 된다"며 "안정적인 항공화물 운송 서비스를 통해 신뢰받는 화물 운송 사업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제주항공의 지난 3분기 화물운송량은 4690톤으로 전년 동기 2925톤 대비 60% 늘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이다. 회사는 의약품, 리튬이온배터리 등 주요 품목의 운송 허가를 받은 만큼 관련 수요 창출을 바라고 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