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주가 엇박자… 김이배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김창성 기자 2023. 12. 2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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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제주항공의 힘겨운 날갯짓②] 다시 열린 하늘길에 늘어난 여객… 진짜 검증은 이제부터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근로자 수는 줄었음에도 제주항공의 비행시간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길다. 엔진 이상으로 회항하는 일이 잇따르고 해외 근무 직원 사망으로 유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제주항공을 이끄는 김이배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안전한 비행을 책임지면서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것은 과제다.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은 김포공항에 주기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잇단 회항에 구겨진 '1위 LCC' 자존심
②실적·주가 엇박자… 김이배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③'사망자 1위' 제주항공, UAM·화물운송으로 반전 꾀하나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6월 취임한 그는 국내외 하늘길이 막힌 위기에도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은 과제는 일상회복으로 노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 속에 5000억원 넘는 누적 영업손실 해소다.


위기 속 구원등판… 성적표 보니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 취임 당시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국내외 하늘길이 모두 막혔다. 실적은 곤두박질쳤고 임직원들은 순환 휴직에 들어가며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돌입했다.

새 대표이사 취임 이후의 실적 추이는 그의 경영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지만 김 사장이 처한 현실은 뭔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사장 취임 첫해인 2020년 하반기(6~12월) 실적은 매출 1110억원 영업손실 1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듬해에도 이 같은 실적 흐름은 계속됐다. 제주항공의 2021년 분기별 실적은 ▲1분기 매출 418억원, 영업손실 873억원 ▲2분기 751억원, -712억원 ▲3분기 682억원, -913억원 ▲4분기 879억원, -674억원이다.

2022년에는 ▲1분기 812억원, -789억원 ▲2분기 1262억원, -557억원 ▲3분기 1957억원, -616억원을 기록하다 4분기에 매출 2994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을 거둬 김 사장 취임 이후 10분기만에 흑자전환 됐다.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 취임 이후 제주항공 분기 실적 추이. /디자인=이강준 기자
부진하던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배경은 막혔던 하늘길이 열려 여객 수요가 증가해서다.

올 들어서는 완연한 실적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3년 1분기 매출 4223억원, 영업이익 707억원을 거둬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2분기에는 매출 3698억원, 영업이익 231억원, 3분기에는 각각 4368억원, 444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신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화물 운송에도 공을 들여 제주항공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최근 단행된 애경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대표이사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누적 손실 5000억·회계 쇼크 이력 극복 과제


김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새 기단을 도입하고 국제선 노선에 취항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자 화물사업에 눈을 돌리며 적자 최소화에 집중했다.
미국 보잉사로부터 직접 구매한 차세대 항공기 B737-8의 첫 도입을 완료하며 체질 개선에도 힘을 기울였다. 기존 운용리스 방식이었던 항공기 운용방식을 직접 구매 형태로 전환함으로써 경쟁사 대비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국내 LCC 1위 업체 제주항공을 이끌고 있는 김이배 사장의 경영 리더십이 주목된다. /사진=제주항공
김 사장은 올해 2대를 시작으로 구매 항공기를 순차 도입해 현재 운용중인 B737-800NG를 차세대 B737-8 기종으로 전환, 체질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사장이 취임 이후 공격적인 경영으로 제주항공의 성장 기틀을 닦았지만 그의 진짜 경영시험대는 사실상 이제부터다.

최근 몇 년은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실적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지만 업황 회복 수순으로 접어든 이제부터가 김 사장의 경영 능력이 검증될 시점이라는 것이다.

첫 과제는 누적 적자를 털어내는 일이다. 김 사장은 2020년 6월 부임 이후 지난 3분기까지 3년6개월(13분기) 동안 제주항공 대표이사를 지내며 2조315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5406억원의 누적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김 사장의 과거 이력도 떨쳐낼 기회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을 역임했던 김 사장은 재무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제주항공의 수장에 임명된 것도 유동성 위기를 겪던 회사를 살리려는 애경그룹의 의도가 반영됐다. 김 사장은 2019년 터졌던 이른바 '아시아나항공 회계쇼크' 사태 당시 책임을 떠안고 물러난 바 있다.

이 사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단초가 됐고 김 사장에게는 회계쇼크 책임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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