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옷 입으려면 잘 먹어야”... 패션 플랫폼 3대장, 먹거리로 영토 확장
3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뽑히는 지그재그·에이블리·무신사가 최근 일제히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 전략이 아니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기 위해 건강 관리까지 신경쓰는 소비자층을 체계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경영 방안이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18일 애플리케이션(앱)에 푸드 카테고리를 정식으로 열었다. 지그재그는 여성의류 카테고리에서 두번째로 큰 패션 플랫폼이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 기준으로 월간 사용자 수(MAU)가 303만명에 달한다.
지그재그는 여성의류로 시작해 지난해 뷰티와 라이프로 영역을 넓혔다. 이달부터는 여기에 식품을 더했다. 1030 여성들이 선호할 만한 브랜드 110여개가 초기 단계부터 입점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기존에 팔던 단백질 셰이크 구매 전환율(사이트에 들어온 방문자가 실제로 구매까지 이르는 비율)이 10%가 넘는다는 점에 착안해 1030이 선호할 만한 식품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입점시켰다”고 말했다.
입점 브랜드를 보면 식사 대용 간편식, 식단관리 음식, 디저트·간식, 음료·커피에 관련한 곳이 대부분이다. 식단관리 브랜드 비브리브 꼬박꼬밥, 요거트 브랜드 룩트, 다이어트 간식 다노샵과 바르닭처럼 건강한 식사에 민감한 1030 여성에게 인지도가 높은 회사가 눈에 띈다.
지그재그는 “계속해서 1030 여성이 선호할만한 식품 브랜드를 발굴해 큐레이션 형태로 이용자에 최적화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패션 플랫폼은 모델과 사이즈에 따라 개별 상품 재고를 능숙하게 다루는 기술이 핵심이다. 식품도 개별 상품(SKU·Stock Keeping Unit) 파편화로 치면 만만치 않다. 맛과 용량 별로 분류해야 할 요소가 수두룩하다.
지그재그에 앞서 여성의류 카테고리 1위를 기록 중인 에이블리는 이미 1년 전부터 식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에이블리는 1020세대가 이용자 가운데 54%를 차지한다. 소위 말하는 Z세대(1990년대 중·후반생부터 2010년대 초반생)다.
이들은 에이블리 푸드 카테고리에서는 큰 손으로 통한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늘었다. 직전 10월과 비교해도 푸드 카테고리 거래액은 80%, 주문자 수는 125% 성장했다.
특히 ‘식단관리⋅건강식품’은 거래액이 215% 증가했다. 단백질 쉐이크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배 이상(1330%) 늘었다. 곤약면(271%)이나 닭가슴살(35%)처럼 전통적인 저칼로리·고단백 식품에 대한 수요도 많았다.
에이블리는 ‘패션과 뷰티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은 자연히 먹을 거리에도 관심을 쏟는다는 가설을 증명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실시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3′을 보면 Z세대는 행복한 삶을 위한 요소로 소득·재산(61.8%)에 이어 정신적 건강(43.8%)과 외모·신체적 건강(35.4%)을 선택했다.
지그재그나 에이블리에 비해 남성 소비자층이 두터운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앱 안에 직접 푸드 카테고리를 만들기 보다 식품을 브랜딩과 연관지어 접근했다.
무신사는 현재 성수에 자체적으로 카페 ‘아즈니섬(ASUNISUM)’을 운영한다. 아즈니섬은 무신사 영문 철자(MUSINSA)를 거꾸로 쓴 애너그램이다.
무신사가 온라인 인기 패션 브랜드를 자신들 플랫폼으로 가져와 선보이듯, 아즈니섬은 여러 브랜드가 정체성을 드러내는 식음료 편집매장이다.
최근에는 커피용품 전문 브랜드 펠로우와 손잡고 이 회사 신제품으로 내리는 드립 커피를 판매했다. 이전에는 성수동 지역 디자인 아트 페어 ‘디파인 서울’ 기간에 맞춰 한정 메뉴 디파인 라떼를 내놨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식단관리⋅건강식품 주 구매층과 패션 플랫폼 이용자 층은 상당 부분 겹친다”며 “온라인 패션 플랫폼 특성 상 같은 마케팅 채널,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공유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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