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회사 'SK㈜·이노·하이닉스·텔레콤·E&S' CEO 비슷한 듯 달라… '따로 또 같이' 시너지 기대
SK그룹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각 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회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은 전문경영인들을 필두로 각 사 슬림화를 추진하는 등 변화를 통한 분위기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을 대표하는 5대 주요 회사로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등이 꼽힌다. 각각 투자형 지주회사, 정유, 반도체, 이동통신, 친환경 에너지 등 그룹의 핵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해당 회사들은 올 3분기에만 총 3조55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그룹은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5대 주요 회사의 CEO들을 일부 교체했다. 장용호 사장이 SK실트론에서 SK㈜로, 박상규 사장이 SK엔무브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곽노정 사장 단독체계가 됐다. SK텔레콤과 SK E&S는 이전과 그대로 각각 유영상 사장과 추형욱 사장이 CEO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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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호·박상규, 굵직한 M&A 경험… 성격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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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SK㈜와 SK이노베이션을 이끄는 장 사장과 박 사장은 모두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린다. 장 사장은 2015년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부문장으로 재직하며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주도했다. 박 사장은 SK네트웍스 대표로 일하던 2018년 SK렌터카(옛 AJ렌터카) 인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두 사람은 모두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의 성격은 다르다. 장 사장은 형님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에너지 넘치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 회사 구성원들을 독려한다. 장 사장이 그룹 CEO 리더십 평가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다. 박 사장은 조용한 카리스마가 특징이다. 신입사원을 포함한 모든 회사 구성원에게 존댓말을 하는 등 젠틀한 성격이다. 경영과 관련해서는 사업 현황을 철두철미하게 살펴보고 냉철하게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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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통' 곽노정, '전략통' 유영상, '최연소' 추형욱… 격의 없는 소통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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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사장은 기술통, 유 사장은 전략통으로 불린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 공정기술실에 1994년 입사한 뒤 D램 공정3팀장, 청주팹(FAB·반도체 공장) 담당, 제조·기술 담당 등을 거쳤다. 유 사장은 SK텔레콤에 입사한 후 SK㈜ C&C에서 신사업 투자 및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맡았다. 이후 SK텔레콤으로 돌아와 인공지능(AI) 컴퍼니 전략을 수립했다. 1965년생인 곽 사장은 고려대학교, 1970년생인 유 사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곽 사장과 유 사장은 구성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곽 사장은 분기별로 사내 소통행사를 열고 구성원들의 애로사항을 점검 및 해결한다. 직원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챙기는 등 포용 리더십을 갖췄다. 유 사장은 평소 구성원들과 차를 마시며 다양한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집무실이 있는 본사 건물 31층에 소통 공간 '더 라운지'를 조성한 것도 구성원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다.
추 사장은 SK그룹 핵심 인재로 꼽힌다. 1974년생인 추 사장은 2021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SK E&S를 맡으며 그룹 내 최연소 사장 타이틀을 획득했다. 인하대학교 출신인 그는 SK㈜에서 포트폴리오4실장, 투자2센터 임원, 투자1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추 사장은 회사가 행복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는 데 힘쓰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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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특명, '서든 데스'를 막아라… 조직 슬림화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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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은 조직개편을 진행, 팀장급 직원 수를 줄이는 등 슬림화에 방점을 찍고 사업을 이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인건비 지출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재계는 지난 7일 공개된 SK그룹 2024년도 임원인사가 조직 슬림화의 신호탄이라고 본다. SK그룹은 해당 인사를 통해 총 82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는데 이는 전년(145명)보다 43.4% 줄어든 규모다.
조직 슬림화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의견이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CEO 세미나에서 "빠르게, 확실히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후 7년 만이다. 현재 그룹이 맞닥뜨린 경영환경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라는 게 SK그룹 관계자 설명이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