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동지, 오늘은 적' KBL 올스타전 뒤바뀐 매치업 '흥미롭네'…MVP 출신 감독의 진검승부+최준용의 재회

최만식 2023. 12. 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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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시즌 올스타전 단체사진.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뒤바뀐 적과 동지? 그러니까 올스타전이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흥미로운 매치업으로 팬들의 관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올스타전 팀 구성을 완료했는데, 재미로 보는 관전포인트가 곳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KBL은 20일 "김주성 DB 감독(44)과 조상현 LG 감독(47)이 각 팀 감독을 맡아 직접 선수 드래프트를 했다"면서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올스타 팀은 올스타 팬 투표 마감 전날(17일) 정규리그 순위 기준 1위(DB)와 2위(LG) 팀 감독이 사령탑으로 자동 선발된 뒤, 팬 투표 1~24위 선수 중 감독이 원하는 이를 번갈아 지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각 팀 명칭이 새로 생겼다. 이전에는 팬 투표 1, 2위 선수의 이름에 '팀'을 붙이는 방식이었지만 흥미를 위해 변경됐다. KBL은 고유 캐릭터(KBL 프렌즈) 가운데 인기가 가장 많은 두 캐릭터를 활용해 '김주성호'는 '크블몽팀'으로, '조상현호'는 '공아지팀'으로 이름 붙였다.

정규리그 경기를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는 김주성 DB 감독과 조상현 LG 감독. 사진제공=KBL

김 감독과 김재환(SK), 신명호(KCC) 코치가 이끄는 '크블몽팀'에는 허웅(KCC), 디드릭 로슨(DB), 이정현 전성현(이상 소노), 하윤기(KT) 등 베스트5를 비롯해 송교창(KCC) 박지훈(정관장) 김낙현(한국가스공사) 유기상 이관희(이상 LG) 김시래 이원석(이상 삼성) 등이 선발됐다.

조 감독-김영환(KT), 최승태(정관장) 코치의 '공아지팀'은 허훈(KT), 자밀 워니(SK), 최준용(KCC) 양홍석(LG) 김종규(DB)의 베스트5를 비롯해 김선형(SK) 이정현(삼성) 문성곤(KT) 이우석(현대모비스) 이재도(LG) 이대헌(한국가스공사), 대릴 먼로(정관장) 등으로 구성됐다.

두 올스타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눈길을 끄는 게 현역 시절 대표팀에서 절친 선-후배로 함께 지냈지만 프로에서는 적으로만 만났던 두 감독의 대리전이다. 지난해 1년 먼저 프로 감독에 데뷔한 조 감독은 2006~2007시즌 올스타전 MVP였고, 올 시즌 DB의 정식 사령탑으로 데뷔한 김 감독은 2007~2008시즌 조 감독의 MVP 바통을 넘겨받았다. 올스타전 MVP 출신 감독끼리 대리전을 치르는 것은 1997년 KBL 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2022~2023시즌 올스타전에서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한 최준용. 사진제공=KBL

이번에도 유명한 형제선수 허웅과 허훈은 팬 투표 1, 2위를 차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적'으로 갈라져 형제 대결을 펼치게 됐다. 둘의 대결은 허훈의 군 복무로 인해 2021~2022시즌 이후 두 시즌 만이다. 당시 '팀 허웅'이 120대117로 승리했다. 앞서 올스타전에서 처음으로 형제 대결을 했던 2019~2020시즌에는 '팀 허훈'이 123대110으로 승리한 바 있어 이번에 진검승부를 할 차례다.

'공아지팀'의 조 감독이 "끼가 많고 퍼포먼스가 좋아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키플레이어로 지목한 최준용의 처지도 제법 흥미롭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허웅의 설득으로 인해 KCC로의 이적을 결심할 정도로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최준용은 올스타전에서 허웅을 '적'으로 상대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최준용이 부름받은 '공아지팀'에는 지난 시즌까지 SK에서 동고동락했던 자밀 워니와 김선형이 속해 있다. 반대로 최준용의 현 동료인 KCC의 허웅과 송교창은 '크블몽팀'에 모였다. 어쨌든 옛 SK 최강 라인업의 3총사가 다시 모였는데 '어색한 만남'이 될지, '반가운 재회'가 될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팬 투표 기간 동안 "내가 군 입대 하기 전 올스타전에 같이 가고 싶다"며 후배 유기상을 뽑아달라고 '선거운동'을 했던 양홍석은 일단 성공했지만 같이 뛰지는 못하고 '적'으로 만나야 하는 운명을 맞았다. 동명이인 '신-구 가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두 이정현도 각각 다른 팀에서 맞서게 됐고, 선두 DB의 막강 타워를 구축하는 로슨과 김종규 역시 올스타전에서 서로의 높이를 막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편,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내년 1월 14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리고 콘테스트 참가자와 올스타전 이벤트는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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