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클래식 호황 속 연극 '부익부 빈익빈' 가속화
연극, 스타 캐스팅 여부가 흥행 좌우…학전 등 대학로 소극장 폐업 잇따라
'클래식 아이돌' 조성진·임윤찬 공연 전석 매진…해외 명문 악단 내한 러시
굳건한 뮤지컬 존재감…연극 메카 대학로 소극장은 줄줄이 폐관
스테디셀러 '맘마미아' '데스노트'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그날들', 신작 '베토벤' '멤피스', 내한공연 '캣츠' '시카고' 등 대극장 무대에 올려진 작품이 뮤지컬 시장의 흥행을 이끌었다.
지난달과 이달 개막한 흥행작 '렌트' '몬테크리스토' '레미제라블' '드라큘라' '레베카'와 신작 '컴 프롬 어웨이' '일 테노레'가 내년 초까지 공연을 이어가고 내년 1월에는 내한공연 '스쿨 오브 락'이 개막하는 만큼 뮤지컬의 기세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창작 뮤지컬의 질적 성장과 해외 진출도 눈에 띈다. 지난해 초연에서 호평받은 '프리다'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렛미플라이'는 올해 재공연에서도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K팝 걸그룹 전설 6팀을 무대로 불러낸 '시스터즈'는 소재의 다양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는 올해 런던에서 영어 버전 리딩 공연을 진행했고 영어 프로덕션을 개발 중인 '레드북'은 내년 영국 진출이 예정돼 있다. '렛미플라이'는 내년 3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레플리카 방식(음악·안무·의상·무대 등을 한국 공연을 따름)으로 공연하며 '인사이드 윌리엄'은 올해 중국에 이어 2025년 일본 진출이 확정됐다.
오디컴퍼니가 제작한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11월 미국 뉴저지에서 초연한 데 이어 내년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는 2006년 미국에서 초연한 뮤지컬 '시스터 액트' 엉어 공연권을 구입해 작품을 제작했고 2025~2026시즌 아시아 6개국 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대극장과 중·소극장 작품에 관객이 골고루 분포한 뮤지컬과 달리 연극은 유명 배우 출연 여부에 따라 흥행 성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흥행작으로 이름을 올린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김유정, 정소민, 정문성, 김성철, 이상이, '파우스트'는 박해수, '나무 위의 군대'는 손석구 등 스타 배우가 출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연극의 메카' 대학로를 지탱해 온 소극장들은 잇달아 폐업 소식을 알렸다. 21년간 운영해 온 한얼소극장에 이어 대학로 소극장의 심장인 학전이 내년 3월 폐관을 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만성적인 재정난이 악화한 데다 김민기 대표의 위암 투병으로 소극장 운영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학전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4천회 이상 공연했고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우리는 삼총사' 등 작품성 있는 아동극 레퍼토리를 여러 편 만들었다. '지하철 1호선'은 이달 말까지, '고추장 떡볶이'는 내년 1월 12일부터 2월 24일까지, 학전 출신 가수·배우들이 학전의 정신을 잇기 위해 마련한 '학전 어게인' 릴레이 공연은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열린다.
클래식 음악계 호황…조성진·임윤찬 끌고 해외 명문 악단 밀고
지난 10~11월 한국에는 오케스트라 성찬이 차려졌다.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빅3를 비롯 런던 필하모닉,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체코 필하모닉, 홍콩 필하모닉, 오슬로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등이 한국 관객을 만났다. 팬데믹으로 취소됐던 공연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들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지휘자·협연자의 면면도 화려했다. 핀란드 출신 27세 스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는 오슬로 필하모닉과 시벨리우스의 곡을 연주해 주목받았다. 키릴 페트렌코는 베를린 필하모닉, 투간 소키예프는 빈 필하모닉, 파비오 루이지는 RCO, 파보 예르비는 취리히 톤할레, 안드리스 넬손스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세묜 비치코프는 체코 필하모닉을 이끌었다. 정명훈은 뮌헨 필하모닉과 호흡을 맞췄다.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김봄소리, 양인모, 재닌 얀센, 클라라 주미 강, 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 랑랑, 예핌 브론프만, 조성진, 임윤찬 등이 협연 무대를 꾸몄다.
'클래식 아이돌' 조성진과 임윤찬의 인기가 클래식 음악계의 호황을 견인했다. 두 연주자는 막강한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조성진은 7월 독주회와 협연자로 나선 베를린 필하모닉·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공연을 전석 매진시켰다. 내년에는 베를린 필하모닉 상주 음악가로 활동한다. 아시아인으로는 일본 피아니스트 우치다 미쓰코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한 후 신드롬급 인기를 끈 임윤찬은 뮌헨 필하모닉과의 3차례 협연을 일찌감치 완판시켰다. 지난 10월에는 클래식 명문 레이블 데카(Decca)와 레코딩 전속 계약을 체결했고 내년 봄 공식 데뷔 앨범을 낸다. 데카는 임윤찬에 대해 "시대에 한 번 나올 재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윤찬이 우승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크레센도'는 지난 20일 개봉했다.
한국인 음악가들의 국제 콩쿠르 우승 낭보도 잇따랐다. 6월에는 바리톤 김태한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테너 김성호가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3' 가곡 부문에서 우승했다. 김계희(바이올린), 이영은(첼로), 손지훈(성악)은 제17회 차이콥스키 콩쿠르 3개 부문을 휩쓸었다.
8월에는 윤한결이 한국인 최초로 젊은 지휘자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았다. 9월에는 피아니스트 박진형이 리투아니아 츄를료니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자가 됐고 이해수가 ARD국제음악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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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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