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학교가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네
교사·학생이 디자인 참여
우수 교육시설 공모 ‘대상’
얕은 수변공간에 떠 있는 학교 로고와 그 뒤로 펼쳐진 도서관, 기하학적 형태로 쌓인 테라스형 건물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언뜻 미술관이나 스타트업 사옥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개교한 지 55년 된 경남 사천 용남고등학교의 새 교사다.
긴 복도와 규격화된 직사각형 교실로 이뤄진 일반 학교 모습과 완전히 다르다. 이른바 ‘떠 있는 학교’(Floating school) 개념으로 지었다. 공간의 제한은 행동과 사고의 제한을 가져온다는 생각으로 사전기획 단계부터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이 공간 구성에 참여했다. 교실에는 가벽을 넣어 수강인원이나 수업방식에 따라 자유롭게 합치거나 쪼갤 수 있고, 교실을 쌓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테라스를 만들어 학생에게 휴게공간도 제공했다.
교육부는 용남고가 2023년도 대한민국 우수 교육시설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교육부는 1998년부터 학교공간을 창의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매년 우수 교육시설 공모전을 한다. 올해 공모전에는 최근 2년 이내에 신축·증축·개축하거나 구조변경을 한 교육시설 중 26개 작품이 접수됐고 6개가 최종 선정됐다.
최우수상을 받은 충남 홍성 진로융합교육원은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손을 모은 모양처럼 중심에서 뻗어나가는 다섯 개 건물로 구성했다. 우수상을 받은 전북 남원 덕과초등학교는 낮은 산등성이가 모여있는 것 같은 형태다. 건물의 기울어진 부분을 활용한 미끄럼틀, 높은 층고를 활용한 다락방 등 다양한 공간이 학교 안에 만들어졌다. 그 밖에 경기 시흥 시화나래초등학교, 인천 인천대학교 2도서관, 대구 청구중학교 등이 선정됐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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