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선발과 마무리가 비었다…뷰캐넌·오승환 협상 어디까지 왔나
FA 오승환과 잔류 공감…꾸준히 만나며 간극 좁히는 중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삼성 라이온즈가 재계약 방침을 세운 1선발 데이비드 뷰캐넌, 그리고 마무리 오승환과의 협상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둘 모두 잔류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했지만 계약 기간과 금액에서 이견이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이종열 단장 부임 후 티는 나지 않지만 어느 구단 못지않게 바쁜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종열 단장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박진만 감독과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집중했다.
프런트에서는 트레이닝 파트와 스카우트 파트 등을 보강하며 내실을 다졌고, 프리에이전트(FA) 김재윤을 4년 총액 58억원을 투자해 영입, 허약한 불펜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부활한 2차드래프트에서도 언더핸드 투수 양현과 내야수 전병우를 데려오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최근엔 호세 피렐라와 결별하고 일본프로야구 세이브 라이온스에서 뛴 데이비드 맥키논 영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굵직한 계약 두 건이 해결되지 않아 고심이 깊다. 바로 뷰캐넌과 오승환이다.
뷰캐넌은 지난 2020시즌부터 삼성에서 뛰면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책임진 '효자 외인'이다. 올해도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8패, 평균자책점 2.54로 1선발 역할을 잘 해냈다.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더그아웃에서도 응원단장을 자처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고, 어린 투수들에게 자신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는 등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삼성은 일찌감치 뷰캐넌과 재계약 방침을 세운 뒤 협상에 돌입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을 놓고 양측 간에 이견이 있다.
1989년생 뷰캐넌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6세가 된다. 다른 팀으로 이적이 쉽지 않아 가급적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어한다는 후문이다. 뷰캐넌 측은 삼성에 다년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 입장에서 다년 계약은 리스크가 크다. 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이 올 시점이고, 부상이력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년 계약을 하게되면 총액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여러모로 부담이다.
이종열 단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4년 동안 삼성에서 보여준 활약이 있고, 올해도 1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당연히 1순위로 생각하고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뷰캐넌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구단도 해줄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다. 하나를 얻기 위해선 하나를 내려놓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냥 뷰캐넌만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이종열 단장은 "우리도 3안까지 만들어놓고 체크하는 중이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뷰캐넌 잔류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오승환과 FA 협상도 만남을 지속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오승환은 올해 58경기에 등판해 4승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시즌 중반 극심한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기도 했고, 부진 탈출을 위해 선발로 나서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후반기 반등에 성공해 30세이브를 채우면서 KBO리그 최초 개인 통산 400세이브 금자탑을 세웠다.
보란듯이 부활에 성공한 오승환은 당분간 현역으로 뛰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시즌 종료 후 참석한 시상식에서도 현역 연장 의지를 나타냈다. 후배들도 오승환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
나이가 적지 않지만, 아직 경쟁력이 있다. 젊은 투수들에게 경험 전수와 성장을 위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오승환은 삼성에 필요한 존재다.
협상 초반에는 의견차가 존재했지만, 이종열 단장이 직접 오승환과 대면하면서 조금씩 차이를 줄여가고 있다.
이종열 단장은 "본인도 선수로서 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안다. 그렇기에 삼성에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나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면서 "(오)승환이와는 도쿄 올림픽 때 코치와 선수로 만난 인연도 있다. 두 번이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협상 과정을 이야기했다.
삼성으로선 연내 두 사람과 계약을 매듭짓는 것이 목표다. 연말이고 곧 크리스마스 연휴가 다가오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접점을 찾겠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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