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어려워 차 안몬다고?"…그런 말 사라질 로봇 세상[미래on]

금준혁 기자 2023. 12. 2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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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화하는 주차난에 로봇 '해결사' 등장…車부품사 자율주차 개발 나서
바퀴 제각각 움직이는 'e코너 시스템'부터 3톤 드는 대리주차로봇 '파키'까지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현대모비스 e코너시스템이 장착된 아이오닉5의 크랩주행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총 2550만대다. 우리나라 인구 5171만명이라고 할때 2명 중 1명은 차량을 보유한 것이다. 노후화한 수도권에서는 가구당 한 대의 차량도 소화할 주차공간이 없어지며 주차난이 심화하고 있다. 도심에서 생활하는 운전자라면 이중주차, 평행주차 등 좁은 공간에서 주차로 애를 먹는 경험이 일상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고민도 해결될 전망이다. 똑똑해진 로봇이 차량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주차를 해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e-코너 시스템'이 장착된 실증차량을 일반도로에 선보였다. e-코너 시스템은 구동 모터와 로테이션 조향 기능,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합 모듈화해 각 바퀴에 탑재한 미래 기술이다.

일반적인 차는 운전대를 통해 앞바퀴를 40도 안팎에서 좌우로 조정하며 주행이나 주차를 하는데 e-코너 시스템이 장착된 차는 상황에 따라 4개의 바퀴가 최대 90도까지도 움직일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보던 수평주행이 가능한 것도 바퀴가 90도까지 움직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e-코너시스템이 장착된 아이오닉5가 평행주차에 앞서 바퀴를 90도로 돌리고 차체를 그대로 집어넣자 주차에 걸리는 시간이 몇초 남짓하다. 이를 두고 마치 게처럼 움직인다고 해서 '크랩 주행'이라고 한다.

바퀴를 무조건 한방향으로 정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을 그릴때 사용하는 컴퍼스처럼 앞바퀴를 축으로 삼고 나머지 바퀴를 돌려 차량을 회전시키는 '피벗턴'도 가능하다. 바퀴 4개를 마름모처럼 정렬해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제로턴'도 있다. 막다른 길에 들어서가나 전면주차, 후면주차 등으로 전환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현대모비스 트레일러 후방주행 보조시스템 주행영상(현대모비스 제공)

하드웨어와 합을 맞출 소프트웨어도 더욱 발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주차제어시스템(MPS)의 개선 버전을 올해 선보였는데 차가 주차를 학습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 차고지가 있는 운전자의 경우 반복된 주차방식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기억하고 정해진 공간에서 자율주차를 할 수 있게 된다.

픽업트럭 수요가 많은 해외를 겨냥한 '트레일러 후방주행 보조시스템'도 나왔다. 우리나라보다는 픽업트럭을 주로 쓰는 미국을 겨냥한 기술인데, 후방카메라를 기반으로 장애물을 피해 운전대를 자동으로 조작해 주차하는 기술이다.

HL만도 자율주차 로봇 파키의 실제모습(HL만도 제공)

최근에는 EV∙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 HL만도(204320)가 주차로봇 '파키(Parkie)'를 공개하며 주차전쟁을 끝낼 기세다. 그룹 내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가 차량 내부에서 자율주차를 완성시키는 것과 달리 차량 밖에서 자율주차를 시도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파키는 높이가 9㎝에 불과해 바닥을 기어다니는 널빤지처럼 생긴 로봇이다. HL만도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파키는 차량 밑으로 들어가 들어올린 후 방향을 정렬하고 정해진 자리에 차를 집어넣는다. 가로 1100㎜, 세로 1860㎜인 파키가 들 수 있는 차의 무게는 3톤에 달한다.

HL만도 자율주차 로봇 파키의 광고영상(HL만도 제공)

운전자 개입 없이도 비상시 대처가 가능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파키는 주변 장애물, 주행로, 타이어, 번호판 등을 인식하고 바퀴 사이의 거리, 차량 무게 중심 등을 스스로 판단한다.

HL만도는 철골, 레일, 체인 등 기계식 주차장을 지을 때 쓰는 장비가 필요없어 기계식 주차 설비 대비 약 20%의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키는 내년 4월부터 경기 성남 판교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한다.

HL만도 관계자는 "국내 주차 시장의 연간 결제액은 15조원에 이른다"며 "파키가 주차 공간을 새롭게 정의해 효율성 제고와 부가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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