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한파… 서울 지식산업센터 낙찰가율 '80%대'

정영희 기자 2023. 12. 21.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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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비주택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오피스와 데이터센터는 공급 대비 수요가 풍부해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물류센터와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은 공급이 많은 가운데 매수세가 크게 둔화된 탓에 수급 불균형을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2024년 비주택시장은 오피스와 데이터센터가 이끌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 오피스는 일시적인 유동성 감소를 보였지만 꾸준히 낮은 공실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공급 등 정책 영향이 크고 시장 정보가 불충분해 시장 태동기에 해당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물류센터와 지식산업센터는 향후 1~2년간 공급과잉 상태가 예상, 적체된 물건의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2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시장 약세에도 올해 서울과 분당 오피스 임대실적은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영향이 거의 없고 기업의 임대수요가 풍부해 2%대 공실률을 유지했다. 임대료 상승폭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올해부터 실질 임대료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일부 물건에서 가격이 하락했으나 실수요기업 매입 등에 힘입어 시장 전체적인 가격 조정은 미미했다. 과거 대비 캡레이트(상업용 부동산에 1년 간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에도 임대시장 호조와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반영돼 가격을 지지할 전망이다.

물류센터의 경우 지난해 이후 공급 증가세가 지속되며 수도권 서부를 중심으로 공실이 급증하는 등 임대시장이 약세로 전환됐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의 공급량이 2018년부터 2022년 연평균 공급량을 넘어선 탓이다. 투자시장은 매수인 우위 시장으로 전환됐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에 따르면 "임대실적 악화 우려와 금리 인상 등으로 물류센터 투자수요가 크게 위축되며 매수자 협상력이 커졌다"며 "자금력을 갖춘 해외 대형펀드 등이 할인매입을 추진 중이지만 투자자금 조달과 목표 수익률 충족이 이슈"라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 매매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거래대금과 건수는 2020년 1분기부터 2022년 3분기 평균 대비 55%가량 감소했다. 경매 낙찰가율도 낮아진 가운데 주로 사무실 대용으로 개발, 투자수요가 집중된 서울의 하락폭이 103%에서 81%로 크게 하락했다. 실수요가 높은 공장 용도 중심의 인천은 낙찰가율 낙폭이 작은 편이다.

오피스텔은 지난해 말 이후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도 급감했다. 가장 큰 원인은 금리 상승과 거시경제 불안감이다. 전년 말 대비 가격 변동폭은 수도권 -2.2%, 서울 -1.5%이지만 매매거래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손 연구위원은 "최근 금리 상승의 여파가 진정되고는 있으나 자본시장의 충격에 취약해 불확실성은 상존한다"며 "공급 과잉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돼 향후 거시경제 여건 안정 시 가격과 거래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부터 2020년 공급과잉으로 하락 안정세를 보이던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점차 상승·안정화되고 있다. 역전세나 전세사기 등으로 임대시장의 월세 전환과 아파트 이탈 등이 있었으나 최근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드러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클라우드와 비클라우드 모두 성장함에 따라 향후 3조7000억원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공공의 클라우드 전환이 진행되면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장은 연평균 15%의 가파른 성장세가 전망된다. 개인정보 등 민감정보 보호를 위해 하이브리드형 데이터센터 운영 비율이 늘어나며 비클라우드 시장도 연평균 6.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정부 정책과 전력수급 한계로 인해 둔화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2029년까지 인허가 신청된 데이터센터의 80%가 수도권에 세워질 예정이나 전력수급 부담으로 건설에 난항이 우려된다. 7월 한국전력공사의 전수조사 결과 신청 사례의 3분의 2가 기획 단계로 전력확보 가능성이 향후 공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와 데이터센터 시장은 내년에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피스는 비주택시장의 핵심 자산으로 내년 대출시장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꾸준히 규모를 불리고 있으나 아직 투자·운영업체가 많지 않아 내년 거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물류센터와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시장은 내년에도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손 연구위원은 "시장별로 공급과잉 또는 수요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수급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다"며 "내년도 지표상 2025년 이후 회복세가 가시화된다면 사업·투자구조가 우량한 거래는 시장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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