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싫어요”…장애아동 학부모 깊은 시름
여름·겨울방학 합쳐 약 3주 운영
돌봄의 부재 또 다른 차별 야기
도교육청 “내년에 민간 위탁 운영”
#1. 양주에서 특수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40대 A씨는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앞선다. 아이의 학교에선 방학 중 종일반을 운영하지 않는 기간이 한 달이 넘기 때문이다. 한부모 가정의 가장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A씨에겐 방학한 아이를 돌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2. 경기도 광주지역에서 특수교육대상 학생을 키우는 40대 부부 B씨와 C씨 역시 아이의 방학 소식이 달갑지 않다. 맞벌이 부부인 그들에게 아이의 방학은 또다른 부담으로 다가온다. B씨는 “일반 초등학교는 방학 때도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는데, 우리 아이는 방학만 되면 갈 곳이 없다”며 “명백한 차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반 초등학교에선 방학 기간에도 돌봄이 이뤄지는 것과 달리 특수학교에선 방학 기간 동안 종일반이 운영되지 않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2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는 37개교의 특수학교(공립 16개교·사립 21개교)가 있다. 이 중 32개교(공립 14개교·사립 18개교)에선 일반학교의 돌봄교실에 해당하는 종일반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방학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각 학교들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도교육청의 종일반 운영 지침(215일 이상)에 맞춰 최소한의 기간에만 종일반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운영 일수만 지킨다면 수요가 있어도 종일반을 운영할 의무가 없다.
1년을 기준으로 초등학생의 수업일수가 190일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적으로 여름·겨울 방학을 합쳐 약 3주 정도만 종일반이 운영되는 셈이다. 초등학생의 방학일수가 세 달 가까이 되는 만큼 두 달이 넘는 기간이 학부모들의 또다른 숙제로 남는 것이다.
반면 일반 초등학교의 경우 사전 수요조사를 거쳐 수요자가 단 한명이라도 있으면 방학 중 돌봄교실을 운영한다. 돌봄교실은 현재 31개 시·군 1천337개교에서 약 3천개가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돌봄의 부재가 또다른 차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대식 경인교대 특수(통합)교육학과 교수는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오히려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특수교육대상 학생이라는 이유로 또다른 차별을 받으면 안된다”며 “이들도 일반 초등학생들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력 문제 등으로 방학 내내 종일반을 운영하기 어려워 기간제 교사 등을 활용해 최대한 수요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사회 위탁 방식의 방학중 돌봄도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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