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비추는 등대로… ‘난사람’보다 ‘된 사람’ 키우겠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길을 비춰주는 등대가 되고 싶었습니다. 30년 동안 힘들고 마음이 무거울 때도 있었지만, 이 상을 원동력 삼아 더욱 열심히 학생들에게 길을 찾아주는 교육을 해나가겠습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편집동에서 열린 ‘2023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 영아를 위한 학급을 개설하고 다양한 시각장애 영유아 교육과정을 개발한 공로로 상을 받은 강미애(53∙서울맹학교) 교사가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강 교사는 2002년부터 효과적인 시각장애 교육을 위해 교재와 교구를 개발해왔다. 그는 “이 상을 받는 것이 ‘그동안 교직 생활을 잘해왔다’고 증명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의 스승상’은 열정과 헌신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온 교사를 발굴하고 그 공로를 알리기 위해 2002년 만들어졌다. 올해 수상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247명의 교사가 이 상을 받았다. 교육부와 조선일보사, 방일영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이날 총 7명의 교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초등학생을 위한 ‘놀이 교육’을 연구하고 확산시킨 김동민(44∙인천백석초) 교사는 “한 명의 선생님은 1000명의 아이를 품은 씨앗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교사 연수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끼리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큐앤알(Q&R) 학습법’을 개발한 박순덕(60∙원종초) 교사는 “수업 방식 혁신을 통해 공교육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도덕 교사로 근무하며 다양한 인성 수업을 개발∙진행한 강미숙(61∙사동중) 교사는 “제 교육 목표는 ‘난사람’보다 ‘된 사람’을 기르는 것”이라며 “제가 가는 길을 잘 따라와 준 학생들에게 상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학생들의 기초 학력을 키우기 위해 ‘꿈 키움 교실’을 운영해온 김용곤(53∙남지고) 교사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운 보람으로 교직 생활을 해왔다”는 소감을 밝혔다. 초등 천체관측교육과 과학 수업을 발전시킨 공로로 상을 받은 박훈(44∙의정부부용초) 교사는 “상이 주는 무게를 견디며 앞으로 멋진 스승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중심 교육과정을 직업계고 현장에 정착시킨 장호근(50∙충주상업고) 교사는 “직업계고의 인식 변화와 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올해의 스승상’ 후보 신청은 각 학교장을 통한 ‘기관추천’과 동료교원·학생·학부모를 통한 ‘국민추천’을 통해 지난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받았다. 총 56명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를 진행했고, 현장 실사 대상자로 선정된 14명에 대해선 교육부와 조선일보가 후보자의 근무지를 찾아 공적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주위 여론을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의 스승상’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수상자 7명을 결정했다. 수상자에게는 교육부 장관 표창과 상금 2000만원이 수여된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교권 확립을 바탕으로 선생님들께서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선생님들의 가르침은 학생들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제자들의 인생에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달라”고 전했다. ‘올해의 스승상’ 심사위원장인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변용식 방일영문화재단 이사장도 시상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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