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에 담긴 의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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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방자치를 8대 2 자치라고 부른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원 중 80%는 중앙정부가 쓰고 나머지 20%만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 재정 운용 방식에 길들여진 지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실험해볼 수 있는 제도가 등장했으니 바로 '고향사랑기부제'다.
현재와 같은 중앙정부의 지역 길들이기 방식으로 지역 불균형 해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이라는 현재 진행형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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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방자치를 8대 2 자치라고 부른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원 중 80%는 중앙정부가 쓰고 나머지 20%만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세수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97%에 달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 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은 중앙정부 지원에 목을 매고 있다.
물론 중앙정부 재원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근본적 해결책은 못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 재정 운용 방식에 길들여진 지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실험해볼 수 있는 제도가 등장했으니 바로 '고향사랑기부제'다.
고향사랑기부제 원조인 일본의 고향세 제도는 2008년 도입된 이래 몇 차례 중대한 변화과정을 거쳤다.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에 세금을 낸다는 제도로 출발했으나 활성화되지 못했다가 지방소멸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 활용, 그리고 이를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민간 플랫폼의 활용 등을 초점으로 계속 진화해 왔다. 한마디로 지역 주도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문제 해결을 달성할 수 있는 독자적 순환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권 자치의 새로운 방식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고향사랑기부제에서 일선 지자체는 기부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 차별적인 지역발전 전략을 가지고 타 지자체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중앙정부의 지역 길들이기 방식으로 지역 불균형 해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이라는 현재 진행형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방분권의 효율성은 지자체 간의 경쟁 속에서만 달성될 수 있다. 지역 간 격차의 완화는 중앙정부 지원만 가지고는 안 되고, 지자체 간 선의의 경쟁 속에 추구돼야 한다. 기부행위는 세금공제나 답례품과 같은 가시적 효용 때문만이 아니라, 오늘날 기부자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긍심에 연결될 수 있을 때 기부에 참여한다. 따라서 지역발전을 구체화하는 사업을 제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실질적 답례품을 개발 제공하는 지자체에 기부자는 관심을 가지고 기부를 하게 될 것이다.
요컨대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하려는 국민과 지역발전 청사진을 가지고 기부를 받으려는 지자체 간에 자유로운 정보교환과 기부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 본질이다. 정보의 자유로운 교환이라는 입장에서 따져본다면, 이런 관계를 '고향사랑e음'이라는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규정하려는 행정안전부 접근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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