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소통하며 지역 발전 도모… ‘지역 활동가’ 양성해 마을에 활력

조선희 기자 2023. 12. 2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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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어촌특화지원센터
어촌 지역 ‘멘토’로 활약… 민관 협력 강화 돕고
귀어인 성공 정착 지원… “양성 사업 확장 필요”
2023년 충남 어촌지역활동가 수료식. 충남어촌특화지원센터 제공
이만수 씨(58)의 일터는 마을이다. 마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지역의 주민과 소통해 의견을 모으고, 지역 주민의 주도적 발전을 도모한다. 여기까지 들었을 땐 동사무소, 주민센터 직원같이 들리겠지만 아니다. 통장 혹은 반장? 그도 아니다. 그의 공식적인 직함은 ‘지역 활동가’다.

최근 들어 어촌 마을의 쇠락이 지방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각종 지자체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런 중에 등장한 사업이 ‘충남어촌특화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지역 활동가 양성 사업이다. 마을의 갈등 관계를 해소하고 어촌 밀착형 지원과 더불어 어촌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전문가, 즉 지역 활동가 양성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충남어촌특화지원센터의 지역 활동가는 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주민 간 소통, 문제점 해결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주도의 마을 발전을 돕는다.

또한 지역 활동가는 관에서 임명하는 민간 전문가인 만큼 민·관의 연계를 강화하고 공동체 활성화까지 지원한다.

그 지역의 어촌계장, 사무장, 교수 등 학계 또는 지자체 은퇴 공무원 등을 선정해 교육한 후 지역 활동가로서 활동하게 돕는다.

실무적으로는 사업을 추진하는 어촌 공동체에 상담, 컨설팅을 통해 도움을 주거나 현직 때의 지식과 공공기관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마을 활동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어촌 공동체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또한 지역 내 귀어인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원주민과의 갈등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어촌 공동체 내의 완충 역할을 수행한다. 즉, 어촌 지역의 ‘멘토’로 활약하는 현장 밀착형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이 막중한 만큼 선정됐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약 3개월에 걸친 오리엔테이션과 각종 교육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모든 과정을 수료한 후에는 수료증 수여 및 위촉을 통해 어촌 지역 활동가로서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활동 시에는 사용 가능한 명함을 개별 제작하며 활동 일지를 작성해 기록함으로써 지역 활동의 동향 및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도출한다. 이를 토대로 다음 연도 사업에 보완 사항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성과는 어떨까.

충남어촌특화지원센터는 충남 어촌 지역 활동가를 2022년부터 운용하기 시작해 2022년 3명, 2023년 3명을 신규로 선정해 올해 총 3회에 거쳐 현장 시범 활동을 실시했다.

지난 5월에는 경상대 해양생물교육센터에서 열린 ‘청년 귀어인을 위한 포럼’에 참석해 청년 귀어인의 애로 사항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정책 자금의 한계와 귀어인 수용 등에 대한 대안을 논의했다.

10월에는 계룡 군문화축제, 서천문화원, 장고도어촌체험마을 등에서 어촌계 갈등 관리 및 문제 해결 사례 등에 대해 학습했다. 11월에는 보령에서 열린 ‘해양수산인재육성의 날’ 행사에 참여해 귀어·귀촌 상담 지원, 행사 참관 등을 통한 다양한 정책 사업에 대한 경험을 늘렸다.

또한 어촌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서 주최하는 원탁회의에 참석해 견문 확대와 더불어 충남 어촌 마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견을 공유했다.

지역 활동가 사업이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각 어촌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 소통 측면에선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귀어·귀촌인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충남어촌특화지원센터에서 실시한 충남 귀어·귀촌 정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6%가 귀어·귀촌 후 만족한다고 답변했으며 이는 전년도 대비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년도에 비해 정착인은 증가하고 귀어·귀촌을 포기하고 돌아간 주민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충남도 지역 내 귀어인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역 활동가 양성 사업과 귀어인 증가세 시기가 겹치고 있는데 지역 활동가의 활동이 귀어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역 활동가 양성 사업의 확장과 도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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